결혼식장에 폭탄테러…하객들 지키고 숨진 충견

celsetta@donga.com2017-04-13 15: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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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데일리메일
나이지리아 북동부 도시 마이두구리의 한 마을 충견이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보코하람 테러로부터 주민들을 구하고 장렬히 산화했습니다.

지난 4월 2일(현지시간) 부바 아메드 벨벨로 마을 광장에서는 결혼식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 대부분이 신랑신부를 축하해 주러 모였고 광장에는 떠들썩한 활기가 넘쳤습니다. 긴 치마 속에 폭탄을 숨긴 10대 소녀가 섞여 들어왔지만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아무도 소녀의 정체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마을 사람 중 그 누구도 곧 닥쳐올 끔찍한 상황을 상상조차 하지 못하던 상황. 갑자기 개 한 마리가 컹컹 짖으며 소녀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개는 소녀가 폭탄과 연결된 줄을 당기지 못하도록 치맛자락을 물고 질질 끌었고 소녀는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하객들은 온순하던 동네 개가 왜 갑자기 저러는지 영문을 모르고 당황했습니다.

개가 소녀를 사람들로부터 어느 정도 떼어 놓았을 때, 소녀 옷 속에 숨겨져 있던 폭탄이 폭발했습니다. 하객들은 모두 무사했지만 안타깝게도 개와 소녀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습니다. 개가 뛰어난 후각으로 폭탄을 감지하지 못했더라면 수 십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사고현장에 달려온 경찰 빅터 이수쿠 씨는 “하객 중 한 명이 데리고 온 개라고 한다. 그 충견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많은 사람이 죽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주민들도 “개가 우리를 살렸다”, “어린 아이에게 테러를 시키다니 너무 잔인하다”, “진정한 충견이다. 고맙고 마음이 아프다”며 소녀와 개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이 소식은 최근 데일리메일 등 해외 매체들에 소개됐습니다.

나이지리아 북부 방언으로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을 가진 보코하람은 일체의 서구문물을 배격하고 이슬람 신정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무장 테러 조직입니다.

‌알카에다, IS와 연결돼 있는 보코하람은 어린이를 자살폭탄 테러 실행자로 희생시키는가 하면 여성·여아를 납치해 조직 남성들과 강제 결혼시키고 민간인 대상 차량폭탄 테러를 일삼는 등 수많은 악행을 저질러 2013년 공식적인 테러 집단으로 규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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