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자로 운동해 보자” 이탈리아 모델 구설수

celsetta@donga.com2017-04-13 13: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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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수학 교수 겸 모델’로 이름을 알린 이탈리아 남성 피에트로 보셀리(30)가 인터넷에 올린 근력운동 영상 때문에 인종차별 구설에 올랐습니다.

그는 여섯 살에 주니어 모델 활동을 시작한 뒤 학업과 모델 일을 병행하며 수학 교수가 되었습니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너무 잘생겨서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다’고 애교 섞인 불평을 늘어놓으며 SNS에 그의 사진을 공유했고, 유명세를 얻은 보셀리는 전업 모델로 전직했습니다.

보셀리는 4월 9일 유튜브에 ‘열대 섬에서 운동하기(Tropical Island Workout)’이라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 속 보셀리는 “저는 지금 필리핀의 아주 작은 섬에 있어요. 여기서 운동을 하고 싶은데 운동기구가 아무 것도 없네요. 뭔가 근력운동에 쓸 만 한 게 없을까요?”라며 주위를 둘러봅니다. 마침 뒤에 지나가던 필리핀 남성을 발견한 그는 “아! 저거! 필리핀 남자네요. 딱 적당해 보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해요. 그가 겁먹고 도망갈 수도 있거든요. 자 그럼 천천히 시도해 봅시다”라며 살금살금 남성에게 접근합니다.



“아, 눈치챈 것 같네요. 안되겠어요, 기습적으로 확 덮쳐 봅시다”라며 남성에게 달려든 보셀리는 잠시 동안 남성과 장난스런 추격전을 펼칩니다. 필리핀 남성은 커다란 바구니 밑에 숨기도 하고 모자로 얼굴을 가려 보기도 하지만 이내 보셀리에게 잡혀 ‘인간 역기’가 됐습니다.

보셀리는 두 팔로 남성을 들어올리거나 어깨에 앉히고 스쿼트 운동을 하는 등 다양한 근력 운동을 선보이며 몸매를 과시했습니다. 남성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도망가려고 하지만 매번 잡혀 인간 역기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보셀리는 어깨에 앉은 남자가 너무 가볍다면서 여유를 보였고 필리핀 남성이 큼직한 열매를 두 손에 들자 “이제 딱 좋네”라고 만족스러워 했습니다.

영상은 보셀리가 카메라를 보며 말하는 틈을 타 필리핀 남성이 도망에 성공하고, 보셀리가 열매를 던지며 따라가는 것으로 끝납니다.



영상의 구성을 보면 보셀리와 필리핀 남성 사이에 합의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며 전체적인 분위기도 유머러스하게 짜여져 있습니다. 같은 남자를 가뿐히 들어올릴 정도로 보셀리의 몸이 튼튼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영상이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보셀리가) 깊이 생각하지 않고 만든 것 같다”,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영상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은 보셀리가 필리핀 남성을 사냥감 취급한 것이 옳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를 동등한 사람이 아니라 일종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무례한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보셀리를 비판하는 이들은 “영상에는 필리핀 남성의 이름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그냥 운동기구 취급 당할 뿐”, “건장한 백인 남성의 육체미를 뽐내기 위해 상대적으로 왜소한 동양인 남성을 등장시켰다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며 보셀리가 더 신중하게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나는 필리핀 사람인데 그냥 웃으면서 봤다”, “재밌자고 만든 영상에 인종적 프레임을 덧씌우는 게 오히려 차별”이라며 보셀리를 두둔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한 필리핀 남성 네티즌은 “몸 정말 좋다. 영상 속 남자 대신 내가 역기가 돼 근육 트레이닝을 도와주고 싶다”며 흑심(?)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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