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직원이 2년간 '만남' 강요한 직장 상사를 고발했다

nuhezmik2017-04-12 14: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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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가 근무하는 프랜차이즈 음식점 '칠리스' 펜실베니아 화이트홀 지점. 사진=구글맵
미국의 유명 음식점에서 일하는 10대 소녀가 20대 매니저로부터 부적절한 관계를 요구받은 사연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6일(이하 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는 미국의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 ‘칠리스’(Chili's)에서 일하는 18세 소녀 에밀리 하우저가 2년 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상사 데이비슨을 내부 고발한 사연을 전했습니다. 에밀리는 지난 2년간 매니저인 데이비슨으로부터 수십 차례 부적절한 관계를 요구받아 왔는데요. 2년 전 당시 24살인 데이비슨은 16세인 에밀리를 처음 보자마자 호감을 보이더니 값비싼 선물과 꽃다발, 심지어 돈까지 주겠다며 자신과의 만남을 강요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처음 단순한 상사의 호의인줄 알았던 에밀리는 1년 전인 지난해 4월, 자신의 고등학교를 찾아온 데이비슨의 행동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됐는데요.

에밀리 하우저
칠리스 직원 유니폼을 입은 에밀리 하우저(좌). 사진=페이스북
학교를 찾아온 데이비슨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에밀리에게 선물을 내밀며 “나랑 만나자. 너와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직장에서 쫓겨나도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에밀리는 데이비슨의 돌발행동에 놀랐지만 침착한 태도로 정중히 거절했는데요.

그날 이후 데이비슨의 집착은 점점 심해졌고, 한밤중이나 새벽에 에밀리의 집에 찾아와서는 만남을 강요하기 시작했습니다.

에밀리는 “매니저는 급기야 새벽에 찾아와서는 수백 달러가 든 카드를 내밀며 저와 사귀자고 했습니다. 저는 (데이비슨에게)정말 관심이 없고, 이건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말하며 단호히 거절했어요.”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에밀리의 단호한 태도에 상황은 더욱 악화됐습니다. 데이비슨이 업무적인 면에서까지 에밀리를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죠. 에밀리에 따르면 데이비슨은 그날 이후로 수개월 동안 매니저로서의 명령을 악용해 에밀리에게 육체적, 정신적 학대를 가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는 묘하게도 다른 어린 직원이 입사한 시기와 맞물렸죠.

상황을 파악한 에밀리는 결국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생각에 본사에 고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에밀리는 “물론, (데이비슨의 행동을)신입 직원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잘못된 점이 있다는 것은 분명했어요.”라며 신고를 결심한 계기를 말했습니다.

그러나 에밀리의 신고에 본사는 간단한 서류 조사를 진행하더니 결국, 그를 다른 지점으로 전직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인 4월 7일, 데이비슨의 전직 전 마지막 근무 날 송별회에서 에밀리는 충격적인 케이크 사진을 보게 됐는데요.

데이비슨의 송별회에 등장한 케익. 사진=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에밀리와 같이 일하는 직장동료들은 해당 케이크를 SNS에 올리고 ‘좋아요’를 누르거나 공유했습니다. 에밀리는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을 처음 확인하고서는 할 말을 잃고 울기만 했는데요.

후에 사진을 올린 계정과 댓글을 단 계정은 모두 삭제됐고, 에밀리는 자신의 ‘내부 고발’이 회사 차원에서 공개된 것인지 본사 지역 담당관에게 물었습니다. 그러나 지역 담당관은 “누가 이 사건을 모두에게 공개했는지에 대해서는 묻지 말아 달라”는 통보만 받을 뿐이었죠.

화가난 에밀리는 이를 매체 버즈피드에 제보했고, 곧장 보도되자, 본사 측 대변인은 직접 “데이비슨과 관련 팀원은 더 이상 회사와 관계가 없다. 데이비슨은 해고됐다”며 공식 발표를 했는데요. 이어 대변인은 “이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우리 회사는 언제나 손님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따뜻하고 좋은 업무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본사의 발표에 에밀리는 “개인적으로 얻고 싶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단지 그의 행동이 직장 내에서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려지길 바랄 뿐이에요. 또한 관련된 사람들도 이 일의 심각성을 깨닫길 바랍니다. 때때로 어떤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기도 합니다. 제발 그런 행동을 삼가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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