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이라서’ 숙소예약 일방적으로 취소당한 대학생

celsetta@donga.com2017-04-10 17:54:16
공유하기 닫기
서다인 씨가 "예약을 받겠다고 한 사람은 당신인데 이제 와서 이러는 법이 어딨느냐"고 항의하자 숙소 주인은 "당신이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한 사람이라고 해도 나는 당신에게 방을 빌려줄 생각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시아인(이니까)." 이라고 차별 발언을 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숙박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숙소를 예약한 한국계 미국인이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당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숙소 주인(호스트)은 “아시아인은 받지 않겠다. 이게 바로 우리가 트럼프를 뽑은 이유”라고 말해 인종차별 논란에 불이 붙었습니다.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에 거주하는 25세 대학생 서다인(Dyne Suh)씨는 4월 5일 친구 세 명과 함께 빅베어호(Big Bear Lake)인근 숙소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서 씨는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에 연락해 곧 도착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숙소 도착 직전 숙소 주인은 서 씨에게 “아시아인 손님은 안 받는다. 오지 마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예약 받을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이러는 법이 어디 있냐고 항의하자 주인은 “만약 당신이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손님이라 해도 나는 당신을 묵게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게 바로 우리가 트럼프를 뽑은 이유”라고 응수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여행을 꿈꾸며 들떠 있던 서 씨는 당황해 눈물을 흘렸고, 졸지에 갈 곳을 잃어버린 일행은 차를 세운 채 망연자실한 상태였습니다.

마침 근처에 주차해 있던 지역 언론사 기자가 일행을 발견했고 펑펑 우는 서 씨에게 다가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서 씨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기자는 이 사건을 공론화시켰고,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 매체들도 사건을 보도하자 해당 숙소 주인은 곧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됐습니다.

에어비앤비 측은 “문제를 일으킨 호스트와는 계약을 해지했다. 인종차별은 혐오스럽고 용서할 수 없는 행위다. 우리는 그 어떤 여행자라도 차별 받지 않고 자유롭고 편안하게 숙박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일이 일단락된 뒤 서 씨는 SNS에 “나는 3살에 미국으로 이민 와서 23년 동안 미국인으로 살았지만 인종차별하는 사람들은 그런 것을 상관하지 않는다. 미국은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키기도 한 나라이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이 만연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런 점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염려해 주고 격려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