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졸업파티 가려던 손자, 학교에서 “안돼!”

phoebe@donga.com2017-04-07 15: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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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캐서린 메인(69) 할머니는 십대 시절 고등학교 졸업파티에 가지 못했습니다. 이사를 하는 바람에 일정이 어긋났다는데요.

그런 할머니를 안타깝게 여긴 손자 브라이스 메인(18) 군이 할머니를 졸업파티에 초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학교 측에서 교칙 위반이라며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투데이 뉴스 4월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손자 브라이스가 “할머니 나랑 졸업파티에서 춤출래?”라고 했을 때 할머니는 너무 놀라 심장이 쿵쾅거렸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손자가 장난으로 하는 말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 데려가고 싶지 않아?”
“아니, 할머니랑 갈래.”

앨라배마 주 유폴라에 있는 유폴라 고등학교에 다니는 브라이스는 사실 여자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할머니를 꼭 졸업파티에 모시고 싶었는데요.

그는 투데이에 “단지 우리 할머니도 인생에 한 번쯤은 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CNN에 “할머니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이며, 우린 단짝”이라며 “모든 여성은 나이가 들어도 무도회에 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브라이스와 누나는 거의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랐다는데요. 조부모는 바쁜 부모를 대신해 아이들을 정성껏 돌봤습니다.



브라이스는 졸업파티 전 학교장에게 할머니가 참석할 수 있는지를 물었고, 교장은 가능하다는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유폴라 교육청 측은 메인 씨의 나이가 유폴라 고등학교 교칙 44쪽에 있는 규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결정했습니다.

“고교 졸업파티는 매년 봄 열리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참석자는 만 20세 미만이어야 하며, 유폴라 교육청 소속 학교에 다녀야 합니다. 만일 유폴라 소속이 아닌 학생을 데려가는 학생은 행사 2주 전까지 알려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할머니는 졸업파티 드레스까지 샀습니다. 할머니가 느낀 실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죠. 브라이스의 사촌인 사라 캐서린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할머니를졸업파티에보내달라(#LetNannyGoToProm)’는 해시태그도 생겼습니다. 게시물은 4700회 이상 공유되고 화제가 됐죠. 결국 교육장 회의까지 열렸지만, 바뀐 것은 없습니다. 할머니는 유폴라 고등학교 졸업파티에 참석하지 못합니다.

브라이스와 할머니는 학교 측의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규칙은 규칙”이라고 브라이스가 말했습니다. 그는 “할머니가 왜 예외가 되지 않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죠.

브라이스는 졸업파티 밤을 특별하게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는 CNN 인터뷰에서 “할머니는 예쁜 드레스를 입을 것이고 나도 턱시도를 입을 것이고 멋진 식사를 하고 우리만의 무도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식사를 하고 댄스 플로어가 있는 유폴라 컨트리 클럽에 간다고 하는데요. 브라이스는 “할머니가 좋아했던 노래들을 선곡했다. 바로 앨비스 노래”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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