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교 교장, 학생 기자들에게 ‘과거’ 딱 걸려 사임

phoebe@donga.com2017-04-07 14: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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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캔자스 주 한 고등학교 학생 기자단이 새로 부임한 교장의 학력 위조를 밝혀내 결국 며칠 만에 교장이 사임했습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 NBC뉴스 등 미 언론은 지난 3월 6일(현지시간) 캔자스 피츠버그 고등학교의 교장으로 부임한 에이미 로버트슨이 4월 4일 퇴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로버트슨의 사임은 3월 31일자 학생 신문의 1면 톱기사 때문인데요.

문제가 된 건 바로 로버트슨 교장의 학위였습니다. 그가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콜린스대학교는 미국 교육부가 공인한 정식 대학이 아니었습니다.

자체 검증에 들어간 학생들은 이 대학이 돈만 주면 학위 증서를 구입할 수 있는 ‘학위 남발 대학’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심지어 이 대학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로버트슨 교장은 학생들에게 온라인에서 대부분 과정을 이수하고 가끔 캘리포니아주 스톡턴 캠퍼스에 가서 수업을 들었다고 변명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조사한 바로는 그런 캠퍼스가 존재한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로버트슨은 “자신이 석사 학위를 받은 1994년과 박사 학위를 받은 2010년에는 콜린스 대학이 정상적이었고, 모든 학위를 정부에서 인증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그의 자격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학교위원회는 4일 교장이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했습니다.



미국 NBC 뉴스 화면 캡처
피츠버그 지역 학교는 성명서를 통해 “로버트슨 교장이 자신이 사임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했고, 이사회는 사임을 받아들이기로 동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학교 신문 고문인 에밀리 스미스 씨는 “학생들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그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아이들은 로버트슨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교육 기관과 인증기관과 연락하기 위해 수일을 보냈으며 일부는 봄방학까지 일했습니다. 그들은 지역 언론인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프라이트 팀 기자인 토드 월락이 학생 기자단의 이야기를 트위터에 올린 것을 시작으로 학교 저널리스트에 대한 언론인들의 칭찬이 이어졌죠.

아이들은 신이 나서 “처음에는 영화 속 거물을 쫓는 기자가 된 기분이었다”며 “더 깊게 파고 들어갈수록 이건 정말 거대한 거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우리 기사를 행정기관에서 반영하고 존중한다는 것을 안 것은, 우리에겐 정말 좋은 순간이었다”며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이와 같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조차 거의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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