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자마자 '10년'간 전시됐던 다섯 쌍둥이 자매

youjin_lee2017-04-07 2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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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4개월밖에 안된 다섯 쌍둥이가 10년간 '전시'됐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재조명됐습니다.

지난 4월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미러는 동물원의 원숭이로 살아야 했던 비운의 다섯 쌍둥이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다섯 쌍둥이 이본(Yvonne), 아네트(Annette), 세실(Cecile), 에밀리(Emilie), 마리(Marie)는 83년 전인 1934년에 태어났습니다. 당시에는 태어나자마자 죽거나 사산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다섯 쌍둥이의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이었습니다. 이점은 사람들의 흥미을 끌기에 충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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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쌍둥이의 비극은 아빠 올리바(Oliva)에서 시작됐습니다. 자녀가 5명이나 더 있는 데다 극도로 가난했던 아빠는 지역 신문사에 전화해 "다섯 쌍둥이가 태어났다는 광고로 돈을 받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놀라운 소식에 달려온 기자에게 서랍에 넣어둔 다섯 쌍둥이를 보여줬고 이는 화제가 됐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점은 쌍둥이를 전 세계에 소개한 것이 바로 '정부'였다는 것입니다. 부부가 시카고 세계박람회에 아기들을 전시하려 하자 온타리오 주 정부는 "아이들을 착취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 아래 다섯 쌍둥이를 데려갔습니다. 이후 아이들은 다섯 쌍둥이 맞춤형 병원(Dafoe Hospital)으로 보내졌습니다. 

‌이곳이 바로 테마공원 '퀸틀랜드'인데요. 건물 외부에서 사람들이 다섯 쌍둥이를 볼 수 있도록 설계해 동물원과 같았습니다. 아이들은 주어진 일과에 따라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처럼 생활했습니다.

관광객에게 관람료를 따로 받진 않았지만 퀀틀랜드는 광고 수익으로 막대한 이윤을 창출했습니다. 오늘날의 PPL처럼 다섯 쌍둥이가 사용하는 비누, 치약부터 먹는 간식까지 모두 광고한 것과 마찬가지였고 이렇게 거둬들인 광고 수익만 3억 5천만 파운드(한화 약 4948억 5450만 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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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부모와 만나지 못한 채 퀸틀랜드에서 살았고 9살이 되어서야 부모와 재회했습니다. 하지만 쌍둥이들은 그 이후의 삶에 비하면 퀸틀랜드에서의 삶은 '파라다이스'라고 표현했습니다. 정말 퀸틀랜드에 감금됐던 것이 좋았다는 뜻이 아닌데요. 집으로 돌아갔지만 부모는 아이들을 하수인 취급했고 심지어 엄마는 아이들을 때렸습니다. 결국 다섯 쌍둥이는 18살에 집에서 나왔습니다. 근 10년간 착취당했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몫은 없었습니다. 이후 쌍둥이들은 세상의 이목을 피해 숨어 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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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2명만 남았습니다. 에밀리는 20살에 발작으로 사망했고 마리는 1970년, 이본은 2001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처음 아이들을 상품 취급한 건 정부와 부모지만 10년간 가둔 건 관람객이었으니 모두가 공범이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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