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예쁠수록…” 中 여성 시신 고가에 매매되는 이유

celsetta@donga.com2017-04-06 14: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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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gbrief.com
중국 명절인 청명절(4월 4일) 연휴를 맞아 ‘여성 시신 거래’ 악습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중국에는 청명절 전후로 조상의 묘를 돌보는 풍습이 있는데, 결혼하지 못하고 죽은 남성 가족을 둔 이들은 세상을 떠난 혈육이 저승에서 외롭지 않게 지내라는 의미로 명혼(冥婚), 즉 ‘영혼 결혼식’을 치러 주기도 합니다.

‘명혼’은 미혼 상태에서 사망한 남성에게 배우자를 만들어 주는 풍습입니다. 남성 집안에서는 짝이 될 만 한 여성 사망자를 둔 집안을 물색해 여성의 유해를 도로 파낸 뒤 시신끼리 결혼식을 치러 주고 여성 유해를 남성 무덤에 같이 묻어 줍니다. 명혼식이 끝난 뒤 양가는 살아있는 남녀 사이의 결혼으로 맺어진 집안들처럼 친밀하게 지냅니다.

문제는 이 합장(合葬)이 집안 간의 순수한 합의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들에게 명혼식을 치러 주고 싶지만 마땅한 상대 집안을 물색하지 못한 부모들은 브로커에게 큰 돈을 주고 시신을 ‘구매’하고, 이들에게 시신을 ‘공급’하는 도굴꾼들도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미풍양속에 어긋나고 전근대적인 행위라며 명혼을 금지했지만 ‘남자는 아내가 있어야 비로소 온전한 어른’이라는 전통적 관념 때문에 현재까지도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신화통신 등 언론매체들은 명혼 때문에 여성 시신이 매매되거나 심지어 도굴되기까지 하는 폐단이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산시성 훙퉁 현에서는 2013년 이후 지금까지 4년 간 27구의 여성 시신이 도굴됐습니다. 보고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실제로 사라진 시신은 이보다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사망한 여성이 나이가 어리고 생전에 아름다웠으며 죽은 지 얼마 안 됐을 수록 비싸게 ‘거래’됩니다. 2016년 훙퉁 현 주민 장 가이농(가명)씨는 “지난 해(2016년) 아들에게 명혼식을 치러 주려고 젊은 여성의 시신을 18만 위안(한화 약 3000만 원)에 샀다”고 신화통신에 밝혔습니다. 시신을 사고 팔다 적발되면 처벌받게 되지만 ‘수요’는 끊이지 않습니다. 한 번 영혼결혼식을 치르고 합장된 시신이 또다시 도굴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명혼의 폐단은 도굴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2016년 4월에는 지적 장애 여성 두 명을 살해해 그 주검을 ‘명혼용’으로 팔아 넘긴 60대 남성이 붙잡혀 중국 사회에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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