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위안부 피해자 ‘동백꽃’ 이순덕 할머니 별세…향년 100세

eunhyang@donga.com2017-04-04 16: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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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미향 대표 트위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최고령이었던 이순덕 할머니(100세)가 4월 4일 오전 7시 30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백꽃 이순덕 할머니께서 오늘 아침 7시 30분경 운명하셨다”며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 1심에서 승소를 이끌었던 일본 관부재판의 마지막 원고셨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따르면, 이순덕 할머니는 1918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났다. 이 할머니는 열일곱 살이었던 1934년, 자신을 따라오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데려주겠다고 접근한 한국 남성을 따라갔다. 이는 위안부 징집을 위한 취업 사기였다. 당시 이순덕 할머니는 중국 상해로 떠나 끔찍한 ‘위안부’ 생활을 해야 했다.

1945년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온 이순덕 할머니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식모살이’를 하고 돌아왔다고 말했을 뿐.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흐른 후, 1991년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이순덕 할머니는 다른 위안부 피해자 9명과 소송을 시작해 1998년 해방이후 처음 30만 엔의 배상금 지급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후로도 이 할머니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위안부 증언 활동을 펼쳐 왔다.

이순덕 할머니는 ‘추운 겨울에도 지지 않는 동백꽃을 닮았다’고 하여 ‘동백꽃 할머니’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서 지내왔으나, 지난 2014년 노환이 심해지면서 요양병원에 입원해 지냈다.

이 할머니의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제14호실이며, 6일 오전 발인 예정이다. 일반인 조문도 가능하다.

한편 이순덕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38명으로 줄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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