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나온 남자가 최고 매력남” 보디족 독특한 미남 선발대회

celsetta@donga.com2017-03-31 14: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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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렵하고 탄탄한 허리 라인, 뚜렷한 ‘식스팩’ 복근. 수많은 남성들이 동경하는 몸매지만 이런 몸을 가진 남자가 에티오피아 보디(Bodi)족 마을에 간다면 아마 인기가 없을 겁니다. 3월 29일 영국 데일리메일이 소개한 바에 따르면 보디족 사이에서는 배가 두둑하다 못해 ‘빵빵’할 정도로 많이 나온 남자가 최고의 매력남이라고 합니다.

현대 도시에서는 영양 과잉으로 인한 비만 등이 사회적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가는 문화권에서는 여전히 ‘풍만한 몸=풍요로움=아름다움’ 등식이 통용됩니다. 옛 보디족 사이에서 살이 쪘다는 건 곧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을 정도로 살림이 넉넉하다는 의미였고, 남자들은 멋진 남자로 보이기 위해 ‘뱃살 관리’에 신경을 썼습니다.



이런 관습이 현재까지 전승되어 보디족은 매년 6월 ‘켈(Ka’el) 축제’ 때 부족 최고미남을 뽑는 대회를 치릅니다. 미혼 남성들이 주로 참여하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이나 상품은 없지만 큰 명예와 선망의 시선이 뒤따릅니다. 우승자가 되면 부족 여성들로부터 관심과 호의를 받을 수 있기에 해마다 참가 희망자가 끊이지 않습니다.

‘살 찌우는 게 뭐가 어려워. 다이어트에 비하면 식은 죽 먹기지’ 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기름진 치킨이나 피자 등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하기 힘든 환경에 살면서 누구나 돌아볼 만 한 수준의 ‘독보적인’ 뱃살을 만든다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미남대회에 출전하기로 결심한 남성들은 수행자처럼 살 찌우기에 몰두합니다. 반 년 전부터 하루종일 우유와 소의 피를 마시며 최대한 영양분을 축적하고, 심지어 집을 떠나 경건한 마음으로 살 찌우기 수행에 골몰하기도 합니다. 소의 피를 마시다 “도저히 못 마시겠다”며 뱉어내는 이들도 있습니다. 어렵게 찌운 살이 빠지지 않도록 부족 여성들도 출전자에게 매일 아침 마실 것을 챙겨 주며 응원합니다.

선발대회 날이 되면 참가자들은 몸에 진흙과 재를 바르고 나와 몸매를 뽐냅니다. 에티오피아 정부가 30만 여 명을 보디족 생활권에 이주시키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고유한 생활 방식과 전통이 무너질까 걱정하는 이들도 많지만 켈 축제는 아직까지 매 년 순조롭게 열리고 있습니다.

열과 성을 다해 몸을 만드는 보디족 남성들. 올해에는 누가 ‘왕자’로 등극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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