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다리가 더 예쁜가” 女정치인 회담장서 '각선미' 비교한 언론

celsetta@donga.com2017-03-29 1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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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데일리메일 
영국 대중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여성 정치인을 성 상품화했다는 비난에 휩싸였습니다.

데일리메일은 3월 28일자 신문 1면에 테리사 메이 총리(오른쪽)와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27일 회담하는 사진을 실으며 “브렉시트에는 신경 끄고 누구 다리가 더 예쁜지 보자(Never mind Brexit, who won Legs-it!)”라는 헤드라인을 붙였습니다. 사진 속 두 정치인은 종아리가 드러나는 치마 정장을 입고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이 날 신문이 나가자마자 데일리메일에 독자 항의가 쏟아졌습니다.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이나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등 남성 정치인들이 회담할 때는 외모가 아닌 사안에 집중했으면서, 스코틀랜드 독립 문제를 놓고 대화하는 여성 정치인들을 보고서 ‘각선미 대결’ 생각부터 하는 게 타당하냐는 것입니다.

영국 노동당 의원 이베트 쿠퍼는 “지금은 2017년이다. 사진 속 두 여성은 국가 존속이라는 중대사를 놓고 의논하고 있는데, 신문(데일리메일) 1면 헤드라인은 그에 맞는 격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비판했습니다. 노동당 대표 에드 밀리밴드도 트위터에 “1950년대 수준으로 돌아간 듯한 헤드라인” 이라는 글을 올리며 ‘#일상속성차별(#everydaysexism)’ 태그를 붙였습니다.

메이 총리 측 대변인은 “회담장면 사진에서 ‘다리’에 초점이 맞춰진 건 다소 놀라운 일이었지만 가벼운 소동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메이 총리는 이 날 “(스코틀랜드 독립은) 아직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스터전 수반이 반론을 펼칠 기회를 거의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데일리메일은 후속 보도로 메이 총리 대변인의 말을 전하며 “사실 우리는 남성 정치인들의 외모에 관해서도 자주 다뤘다. 캐머런의 허리 라인이나 오스본(조지 오스본 전 재무부 장관)의 머리 스타일, 코빈(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의 옷차림, 심지어 보리스의 다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고 ‘오묘한’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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