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C버클리 80대 노교수 성추행 의혹…명예 실추

celsetta@donga.com2017-03-28 16: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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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영상 캡처화면(TED 강의 'John Searle: Our shared condition - consciousness')
명망 있는 미국 대학교인 UC버클리 노교수가 여성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3월 24일 크로니클 등 해외 매체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논란의 대상은 존 R. 셜(John R. Searle·84) 교수로, 철학 분야에서 유명한 석학 중 한 명입니다. 연구조교로 근무했던 아시아계 미국인 조안나 옹(24)씨는 알라메다 카운티 고등법원에 “셜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으며 ‘애인이 되어달라’는 요구까지 받았다”고 고발했습니다.

조안나 씨는 “생활비나 다른 편의를 봐 줄 테니 서로 ‘완전한 신뢰관계’가 되자는 제안을 받았다. (셜 교수는) 급기야 자기 연구실로 나를 부르더니 자기가 나를 유명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며 애인 사이가 되자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셜 교수가 휴가를 떠난 사이 조안나 씨는 연구소 디렉터인 제니퍼 후딘 씨에게 이 일을 상담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디렉터에게 상담하고 난 뒤 오히려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조안나 씨는 휴가에서 돌아온 셜 교수가 근무 시간에 연구실에서 포르노 영상을 대놓고 보기도 하고, 원조교제 알선 웹사이트에 조안나 씨 이메일을 입력하라고 강요했으며 저급한 농담도 일삼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애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조안나 씨의 조교 수당은 곧 반토막 났고 결국에는 해고당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명문대학으로 소문난 UC버클리가 교수 성희롱 파문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3월26일 미주중앙일보가 전한 바에 따르면 최근 법대 학장 수잇 쇼드리, 천문학과 교수 제프 마시 등도 각각 여성 비서와 제자를 추행했습니다. 쇼드리 학장은 연봉 10% 삭감 및 정신과 상담, 마시 교수는 성희롱 관련 교육 수강 조치를 받아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었습니다.

1959년부터 UC버클리에서 강의한 셜 교수는 2004년 내셔널 휴머니티스 메달을 받았으며, 현재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명예교수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2016년에는 그의 이름을 딴 ‘존 셜 사회존재론 센터’가 발족하기도 했습니다. 셜 교수 측은 언론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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