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동생 위해 ‘1달러’에 그림 파는 자폐증 형

celsetta@donga.com2017-03-27 15: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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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을 앓고 있는 열 살 미국 소년 헤이든 에드워즈는 동생 사랑이 남다르기로 동네에 소문이 자자합니다. 헤이든은 신경섬유종증을 앓는 동생 맥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없을까 자주 생각하곤 했습니다.

“어느 날 헤이든이 ‘엄마, 맥스가 빨리 퇴원했으면 좋겠어요. 병원비를 보태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나요?’ 라고 묻더라고요.” 어머니 신시아 씨는 아들에게 잔디를 깎거나 설거지를 해서 엄마 아빠로부터 용돈을 받으면 된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헤이든에게는 부모님 돈을 받는 것보다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그림을 그려서 동네 사람들에게 파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헤이든은 길가에 앉아 ‘1달러에 그림 팝니다’라고 적힌 판을 세워놓고 손님을 기다렸습니다.

신시아 씨는 아무도 그림을 사 가지 않아 아들이 실망할까 봐 걱정됐습니다. 그녀는 페이스북에 “혹시 시간이 나는 분은 동네에 들러 제 아들의 그림을 사 주세요”라는 글을 올렸고, 헤이든은 자리를 편 지 30여 분 만에 30명이나 되는 손님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큰아들의 장한 모습에 용기를 얻은 신시아 씨는 3월 17일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 Fund Me)에 맥스 치료비 모금함을 열었습니다. 27일 현재 목표액 5000달러를 훨씬 넘은 8000여 달러가 모였고 가족은 새로운 희망을 얻게 됐습니다. 작은 기적 같은 이 이야기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인사이드에디션에 소개됐습니다.

신시아 씨의 말에 따르면 헤이든은 병원에 누워 있는 맥스를 보고 온 다음부터 확 달라졌다고 합니다. 자폐증 때문에 자주 불안정하고 거친 모습을 보였던 예전과 달리 한층 차분해졌으며, 그림 주제도 헤이든 본인이 좋아하는 공룡이나 도마뱀에서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포켓몬 캐릭터, 천사, 강아지 등으로 눈에 띄게 다양해졌습니다.

헤이든은 동생에게 아이스크림도 사 주고, 레고 장난감을 사들고 가서 같이 놀며 듬직한 형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헤이든이 자기 자신이 아니라 동생 위주로 생각하게 되면서 정서가 많이 안정됐어요. 담당 의사도 놀라더라고요.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에 집중력과 책임감이 생긴 거죠. 며칠에 한 번씩 그림을 팔아서 돈을 모으고는 맥스에게 보여줘요. ‘맥스, 형이 돈 벌어왔어. 퇴원하면 하고 싶은 거 다 하자’면서요.”

어른들도 뭉클해질 만큼 따뜻한 우애를 보여주는 헤이든과 맥스 형제. 둘 다 지금처럼 다정한 마음을 가진 어른으로 자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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