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바지가 환경 오염시킨다? 바다에 쌓여가는 ‘극세사’

celsetta@donga.com2017-03-24 13: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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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GettyImagesBank
신축성 좋고 보온성도 좋은 마이크로파이버(Microfiber, 극세사)는 안경 닦는 천, 레깅스, 운동복, 수건 등 생활 속 곳곳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폴리에스테르와 나일론을 혼합해 만드는 마이크로파이버는 굵기가 머리카락의 100분의 1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가느다란 합성섬유입니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연구진(Microplastic Awareness Project)은 마이크로파이버가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옷을 세탁할 때마다 마이크로파이버가 조금씩 물에 풀려 나오고, 이 물은 하수 처리장에서도 제대로 걸러지지 못 한 채 그대로 바다로 흘러갑니다. 연구진이 미국 전역에서 950개의 물 샘플을 모아 조사한 결과 물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성분들 중 83%가 마이크로파이버였습니다.

플로리다대학교 농업연구원 마이아 맥과이어 씨는 미국 허핑턴포스트에 “체내에 들어간 마이크로파이버는 배출되지 않고 쌓입니다. 해양생물들 몸 속에 플라스틱이 쌓여가면 결국 인간 몸에도 플라스틱이 쌓이게되는 셈이죠. 지금 정말 심각한 상황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이아 씨는 “예전에는 연구진이 해양 플라스틱 오염 연구를 하면서도 마이크로파이버의 위험성을 미처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물에서 플라스틱 성분을 걸러내려고 그물망을 사용했는데, 마이크로파이버는 사람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가늘어서 그물망을 다 통과해 버렸기 때문이죠”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guppyfriend.com
합성섬유로 인한 환경 오염을 막으려면 옷을 살 때 순면, 리넨, 실크 등 천연 재료로 된 옷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옷장의 모든 옷을 순면 100%로 채우는 건 사실상 어려운 일입니다. 기능상 문제로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터, 아크릴 등과 천연섬유를 혼합한 혼방 제품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죠.

합성섬유로 만든 옷을 입더라도 필터가 장착된 세탁망에 넣고 세탁하면 마이크로파이버 배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재 독일의 스타트업 ‘구피 프렌드’가 특수 세탁망 개발을 위한 펀딩(guppyfriend.com)을 진행중입니다.

편하고 멋진 옷을 입으면서 환경도 지킬 수 있는 방법, 지구인이라면 누구나 계속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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