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2천명에게 모자 선물한 90세 할머니 “좋아서 하는 일”

phoebe@donga.com2017-03-25 11:00:01
공유하기 닫기
cleveland.com
cleveland.com
미국 오하이오 주 메이필드하이츠에는 90세의 나이로 병원을 떠나는 신생아들에게 부드러운 뜨개질 모자를 선물하는 할머니가 있습니다.

클리블랜드 19뉴스는 최근 힐크레스트 병원에서 태어난 아기들에게 알록달록한 모자를 선물하는 바바라 로우씨(90)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8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2000개가 넘는 모자를 만들었다는 로우 할머니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습니다. “모르겠어요. 난 그저 아기들을 사랑해요!”

고교 시절 독학으로 뜨개질을 연마한 로위 할머니는 뜨개질을 무척 좋아했다고 합니다. 수년 동안 친구와 친척 집에 아기가 태어나면 모자나 담요 같은 걸 만들어 선물하고 있다고 합니다. 모자 하나를 뜨는 데 4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요.

2008년 힐크레스트의 산부인과 병동에서 일한 친척이 아기가 가족과 집으로 돌아갈 때 착용할 뜨개질 모자를 만들어볼 생각이 있는지를 물었죠. 로위 할머니는 “정말 훌륭한 생각이야”라고 말하곤 그 자리에서 봉사하겠노라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남편이 2001년 사망하기까지 이 병원에 오래 입원했었기에 병원에 고마운 마음이 컸던 로위 할머니. 그는 “병원 식구들은 항상 좋았다”라고 말했습니다.

로위 할머니는 뜨개질한 모자만 병원에 전달하는데요. 이 때문에 부모들은 누가 준 선물인지 잘 모른다고 합니다. 한번은 우연히 텔레비전을 보다가 힐크레스트 신생아 모자를 다룬 뉴스를 보고 자기가 만든 모자를 쓴 신생아를 본 적이 있습니다.

“내 모자를 쓴 아기를 마침내 만나 기뻤습니다. 그날 밤 잠을 자지 못했어요. 너무 행복했습니다.”

영유아의 머리는 신체에 비해 크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머리를 통해 열을 잃어버릴 염려가 많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첫 목욕을 마친 아기에게 체온이 안정될 때까지 모자를 씌워줬습니다.

병원 간호사인 마리 바토스 씨는 “부모에겐 좋은 선물이지만, 우리는 이걸 가지고 중요한 교육 자료로 활용해요. 우리는 부모에게 아기를 따뜻하게 항상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 모자로 교육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부모들은 간호사의 가르침에 따라 아기가 퇴원한 후 바깥으로 데려가는데 이때 모자를 꼭 씌운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기가 잘 때는 모자를 씌우면 안 되고, 모자를 착용할 때는 항상 눈 위로 모자가 올라가게 해야 한다고 배웁니다.

병원은 가톨릭 교회와 그 밖에 익명의 기증자들에게 모자를 기부받는다고 합니다.

로위 할머니는 자비로 보통의 원사보다 가볍고 부드러운 털실을 직접 구입해 모자를 뜹니다. 할머니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가게 주인은 할인된 가격에 실을 팝니다. 친척과 친구들도 원사 구매에 도움을 줍니다.

할머니는 “바쁘게 지내면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2082개의 모자를 뜬 할머니는 모자를 받은 아기 중에는 8살이 넘은 아기도 있다며 좋아했죠.

“아기 부모님들은 아기에게 첫 번째 선물을 주셨죠. 바로 생명이요. 그리고 나는 내가 아기들에게 생애 두 번째 선물을 준 것처럼 느껴져요.”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