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소녀 “내 쌍둥이는 장애인…잊지 말아 주세요”

celsetta@donga.com2017-03-21 17: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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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iriam Gwynne
사진=Miriam Gwy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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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코틀랜드 지방 래넉셔 주에 사는 여덟 살 소녀 나오미 그윈의 편지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나오미는 얼마 전 새로 생긴 공원에 쌍둥이 형제 아이작과 함께 놀러 갔다가 장애아동용 그네가 없는 걸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데다 균형 잡기도 어려워하는 아이작은 안전장치가 없는 그네를 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안전장치가 달려 있는 유아용 그네를 타기에 아이작의 몸은 너무 컸고, 결국 나오미는 무거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평소 아이작을 끔찍이 아끼는 나오미는 이 일로 한참 고민하다가 주 의회에 보내는 편지를 쓰기에 이르렀습니다.

‌나오미는 비장애인 기준으로 설계된 아동 놀이시설의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했습니다. 나오미 어머니 미리엄 씨가 온라인에 공개한 이 편지는 미러 등 현지 매체에 소개됐습니다.



사진=Miriam Gwynne
“공원 만드시는 분들께
저는 새로 생긴 공원을 좋아해요. 하지만 장애인도 탈 수 있는 그네를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작은 제 쌍둥이인데 아기용 그네를 타기에는 너무 커요. 아이작은 그네 타는 걸 아주 좋아하는데 같이 타지 못해서 저도 많이 슬퍼요. 왜 공원을 만들 때 아이작 같은 아이가 있다는 걸 깜빡하셨나요? 아이작이 탈 수 있을 만 한 그네가 어떤 모양인지 그려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8살 나오미 그윈 드림”

미리엄 씨는 “놀이기구를 만들 때 장애아동을 미처 고려하지 못했나 봐요. 나오미가 아이작을 생각해 주는 마음이 너무 예뻐서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아이작은 제대로 말을 못 하는 상태라서 자기도 그네 타고 싶다는 말도 못 했을 거예요. 온전히 나오미 스스로 ‘아이작도 같이 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정말 착한 아이예요”라고 감동을 표했습니다.

미리엄 씨는 래넉셔 주 의회에 딸아이의 편지를 전했고, 3월 20일(현지시간) 답변을 받았습니다. 의회 측은 “놀이기구 디자이너에게 아이작이 탈 수 있는 안전장치 달린 그네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답을 보냈고, 미리엄 씨는 “딸아이 말에 귀를 기울여 주시니 감사하다”며 기뻐했습니다.

곧 쌍둥이가 사이 좋게 그네 타는 모습을 볼 수 있겠네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소녀 나오미가 가져올 아름다운 변화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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