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 한 식당 화장실에 붙었던 것으로 알려진 여자 대학생을 ‘과일’에 비유한 게시물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페이스북 ‘울산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서 한 익명의 글쓴이는 “울산대학교 학우 분들 이거 어떻게 생각하시냐. 울산 달동 or 삼산동에 있는 가게에 붙어있다고 모 커뮤니티에 올라왔다”며 울산의 한 식당 남자화장실 벽에 붙어있던 것으로 알려진 게시물을 소개했다.
게시물은 ‘여대생을 과일에 비유!’라는 제목으로 여자 대학생을 학년별로 나눠 과일에 빗댄 짧은 글을 담았다. “1학년 : 파인애플. 벗기기 어렵지만 새콤달콤 부드럽다 / 2학년 : 바나나. 벗기기 쉽고 부드럽다 / 3학년 : 사과. 무난하게 구하기 쉽고 맛도 좋다. / 4학년 : 토마토. 아직도 자신이 과일인 줄 안다”는 내용이다.
글쓴이는 “저는 그 ‘여대생’인 입장에서 굉장히 불쾌한데. 장난은 상대방도 재미있어야 장난이라고 하지 않나. 학우 분들은 이거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했다.
이에 해당 글에 댓글을 단 페이스북 이용자 대다수도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성을 과일에 빗대 성적 대상화·비하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체 이걸 보고 웃는 사람이 있긴 하나” “이런 관점으로 사람을 바라본다는 게 어이없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남자들 평소에 이런 농담하고 좋아하면서 왜 이런 글엔 안 나타나나. ‘우린 여혐(여성혐오) 안 해요, 그건 일부에요!’ 라고 하기 전에 알아서 자정작용을 해야지”라고 했다. 이 댓글은 17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베스트 댓글이 됐다.
논란이 커진 가운데, 해당 가게의 사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가 20일 이 게시물에 댓글을 달았다. 그는 “너무 죄송합니다”라며 “이 게시물을 보고 상처받으셨을 여성분 및 여학생 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생각 없이 유머로 받아들여 남자화장실에 이 게시물을 게시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유머로써 받아들인 저의 잘못된 생각에 깊이 반성하며 사죄드린다. 어떤 말씀을 드려도 화가 가라앉지 않으실 줄로 안다. 변명이나 핑계를 대지는 않겠다. 무조건 저의 불찰이고 저의 잘못된 인식으로 일어난 일”이라며 “매장 화장실에 게시된 게시물은 모두 치웠으며 폐기처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분 및 여학생 여러분 다시 한번 사과말씀 드리겠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앞으로는 이런 어리석은 행동이나 인식을 갖지 않도록 하겠다. 너무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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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파인애플-벗기기 어렵지만…” 여대생 과일 빗댄 게시물 논란
yspark@donga.comphoebe@donga.com2017-03-21 10:3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