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엄마가 파킨슨병, “임신 스트레스 때문에…”

phoebe@donga.com2017-05-05 1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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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은 뇌에 분포하는 도파민의 신경세포가 점차 사라져 떨림, 경직, 운동력 저하 등이 발생하는 만성 퇴행성 질환입니다. 보통 60세 이상에서 발생하는데 50세 이전 나타나는 경우 ‘조기 발현 파킨슨병’이라고 합니다.

20대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이 발현한 영국 웨일스 엄마의 사연을 전해드립니다. 헤일리 헉슬리(30)이 처음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을 때 나이가 25세였습니다. 그는 첫 아기 포피를 출산 한지 두 달 만에 오른손을 제대로 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는 “임신 스트레스로 휴면기 단계에 있던 질병이 활동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헤일리가 둘째 엘리를 낳았을 때, 증상이 악화되고 오른쪽 다리에서 기동력이 줄어들었습니다.

학교 행정 직원이었던 헤일리는 발병 후 시간제 사무실 보조원 근무를 강요당했고, 배관공 남편 가레스(34)와 엄마에게 아이들의 양육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헤일리는 더 이상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이를 그만 갖기로 했습니다. 영국 파킨슨병 협회는 임신 중 호르몬 변화와 신체적 스트레스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헤일리는 “나는 20대 엄마로서 퇴행성 증상을 앓고 있는 걸 알고 충격을 받았다. 임신 전 나는 건강했지만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라고 말했습니다.

6살 포피와 2살 엘리를 돌볼 수 없었다는 사실이 헤일리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병이 헤일리를 움직일 수 없게 하고 떨리게 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인들만 이런 상태에 빠진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증거가 바로 나입니다.”

첫 아이를 낳고 2개월 후 이상한 증상에 병원에 갔지만, 젊은 헤일리는 파킨병 검사를 받지 못했습니다. 1년 후 웨일즈의 네빌홀 병원의 신경학 교수에게 검사를 받으면서 병명을 알게 됐습니다.

파킨슨병 진단후 헤일리는 통증을 완화하고 떨림을 방지하기 위해 하루 10알의 약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2015년 우연히 임신해 아기를 낳기로 했습니다. 임신 중 약물 치료를 중단한 헤일리는 엘리를 출산한 후 병세가 더 악화됐습니다.

그는 40세 이하 파킨슨병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파킨슨병 협회 홍보대사가 됐습니다.

그러나 헤일리는 아이를 낳은 일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은 몸이 뻣뻣해지는 고통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걸요.”

헤일리의 사연은 지난 3월 19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와 더선 등 현지 언론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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