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 비하인드…실제 모델 귀족부부 사연

phoebe@donga.com2017-03-20 15: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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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National Gallery of Art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의 암브라스 성에는 ‘드라큘라’의 작가 브람 스토커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블라드 3세’를 포함해 희귀한 초상화 작품들이 소장돼 있습니다. 그 중 얼굴이 짙은 털로 뒤덮인 페트루스 곤살루스(Petrus Gonsalvus)와 그의 아내 캐서린의 초상화는 현대인들의 흥미를 끄는데요. 

‌바로 페트루스와 캐서린이 1740년 프랑스의 동화 작가 가브리엘수잔 바르보 드 빌레느브 부인의 소설 ‘미녀와 야수’에 영감을 줬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이 책을 토대로 한 디즈니 영화가 극장에 걸려 요즘 젊은이들에게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면이 아니라 내면에 있다’라는 교훈을 주고 있죠.

페트루스는 1537년 스페인 테네리페 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얼굴과 몸은 두꺼운 털로 덮여 있어 신화에 나오는 늑대 인간 같았습니다. 몸 전체에 비정상적인 모발 성장을 일으키는 희소 유전병인 다모증을 앓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피부병을 앓는 사람은 당시만 해도 50건밖에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페트루스는 10살 무렵 프랑스 헨리 2세에게 선물로 보내졌습니다. 철로 된 우리에 갇혀 있었던 그는 ‘괴물’로 불렸는데요. 그러나 헨리 2세는 그의 평온한 천성을 알아챘습니다.



영화 '미녀와 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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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녀와 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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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2세는 신속하게 그를 신사로 변화시키는 일에 착수했습니다. 덕분에 페트루스는 3개국 언어를 말하고, 읽고, 쓰는 법을 배워 왕실을 감동시켰습니다. 그는 생고기와 동물 사료 대신 요리로 된 식사를 받았으며 귀족 교육도 받았습니다.

교육을 받으면서 그의 사회적인 지위도 올라갔습니다. 헨리 2세가 죽은 후 캐서린 드 메디치 왕비는 그를 캐서린이라는 아가씨와 결혼시켰습니다. 프랑스 군인인 그는 결혼식을 앞두고 큰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다모증인 자신을 괴물이라고 외면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예식장 문이 열렸을 때 공포에 질린 신부의 모습에 그는 상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캐서린은 잔인한 오해로 고통받아온 이 남자의 내면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사랑에 빠졌습니다. 두 사람은 일곱 명의 자녀를 두고 45년 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가족은 여러 귀족들과 세계 각지를 여행 다녔습니다.

일곱 자녀 중 4명은 아버지와 같은 다모증을 앓았는데, 이들은 다른 귀족 가문에 보내졌습니다. 귀족들은 그들을 사랑했습니다. 그들은 평범하고 존경받은 시민으로 대우받았으며 페트루스는 1617년 손자의 세례식에도 참석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페트루스와 캐서린은 귀족으로 살았고, 페트루스가 1618 년에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탈리아에 정착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생애가 끝까지 해피엔딩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페트루스는 임종 전대사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는 그가 가톨릭 신자로서 신성한 땅에 묻힐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그는 동물로 간주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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