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잠든 밤, 집안에 가스가…목숨 걸고 사람들 깨운 고양이

celsetta@donga.com2017-03-20 15: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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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adison.com/Heather Stanek
사람보다 예민한 오감을 가진 동물들은 그 능력을 활용해 사람을 구하기도 합니다. 최근 미국 위스콘신주 리즈버그에 사는 케빈 샤나한·아네트 샤나한 씨 부부는 “반려묘 그레이시가 우리 가족 모두의 목숨을 살렸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 4일 새벽, 샤나한 가족은 모두 깊은 잠에 빠져 있었습니다. 얼핏 잠에서 깬 아네트 씨는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꼈지만 몸을 잘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일단 침대에서 일어났지만 곧 중심을 잃었고,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 숨을 고르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아네트 씨는 남편을 깨우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몸이 천근만근이라 뜻대로 되지 않았고 마음만 급해졌습니다.

그 때, 부부 침실 밖에서 고양이 그레이시가 문을 맹렬하게 긁어대며 우는 소리가 났습니다. 이 소리 덕에 잠에서 깬 케빈 씨는 아내가 의자에 앉아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레이시는 아주 얌전한 고양이라서 방 문을 긁거나 밤 시간에 놀아달라고 떼를 쓰지도 않아요. 그런 녀석이 문을 긁으며 우는 걸 보고 집에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걸 직감했습니다.”

케빈 씨의 짐작대로 집 안에는 일산화탄소가 퍼져 가고 있었습니다. 고양이의 행동과 아내의 상태를 본 케빈 씨의 머리에는 '일산화탄소 중독'이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그는 즉각 창문을 열고 아이들을 깨워 집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네트 씨는 위스콘신 주 언론에 “남편도 저도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911에 전화해서 ‘숨을 못 쉬겠어요’ 라고만 반복했죠. 머릿속에 안개가 가득 낀 것 같아서 집 주소도 제대로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정말 큰일 날 뻔 했죠”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보다 몸이 작아 유독가스 영향을 더 쉽게 받는데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사람들을 깨워 준 그레이시 덕에 샤나한 가족은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샤나한 가족은 “그레이시도 일산화탄소를 마셔서 상태가 안 좋았지만 천만다행히 회복됐습니다. 온 가족을 구한 그레이시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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