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아동프로의 수준…‘자폐증 소녀’ 캐릭터 첫 선보여

phoebe@donga.com2017-03-20 13: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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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영방송 PBS '세서미 스트리트'
‌출처=CBS 방송 캡처
미국 공영방송 PBS '세서미 스트리트'
출처=CBS 방송 캡처
미국 공영방송 PBS '세서미 스트리트'
‌출처=CBS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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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간판 아동 TV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3월 19일 미국 CBS ‘60분’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새로운 캐릭터 줄리아의 ‘세서미 스트리트’ 데뷔를 취재해 방송했습니다.

1969년 처음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텔레비전이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 아래 긴 여정을 시작했죠. 그 후 50년 가까이 미국 아동들을 위해 방송되고 있으며 인종 문제, 한 부모 가정, 장애인, 부모가 감옥에 간 어린이 등 각종 사회적 메시지를 내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CBS '60분'에 출연한 '세서미 스트리트' 작가 크리스틴 페라로는 다음 달부터 자폐증을 가진 캐릭터가 프로그램에 나온다고 밝혔습니다.

빅버드와 쿠키 몬스터, 엘모 등 다양한 인형(muppet) 캐릭터들과 함께 놀 자폐증 캐릭터 줄리아는 다른 인형들과는 다르게 행동합니다.

줄리아의 첫 등장은 줄리아의 친구인 엘모와 애비 등 인형들이 줄리아는 빅버드에게 소개하는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빅버드가 “오 안녕 줄리아, 나는 빅 버드야, 만나서 반가워”라고 해도 줄리아는 대답을 하지 않고 무시하죠. 빅버드는 혼란스럽습니다.

빅버드는 “줄리아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라고 하자, 엘모와 친구들은 자폐증에 관해 설명합니다. 줄리아가 자폐증을 앓고 있어서 뭔가 하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고 말이죠. 

‌크리스틴 페라로 작가는 25년간 ‘세서미 스트리트’ 작가로 활동했습니다. 그 기간 자폐증 진단을 받은 아이들도 늘어나는 추세였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아동 68명 중 한 명은 자폐증을 앓고 있습니다.

페라로 작가는 “자폐증은 한 가지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묘사하기가 까다롭다”라며 “세서미 스트리트는 광범위한 연구 기반으로 극본은 쓰는데, 줄리아는 자폐증 환아 조직의 도움으로 모든 아이들에게 자폐증을 알리는 데 최선의 캐릭터를 묘사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인형 캐릭터들이 다 같이 모여 놀자, 줄리아는 혼자 위아래로 뛰기 시작하죠. 잔뜩 흥분해서 “놀자 놀자 놀자”라고 반복적으로 외치면서 말이죠. 전형적인 자폐아의 특성을 반영한 것입니다.  



미국 공영방송 PBS '세서미 스트리트'
‌출처=CBS 방송 캡처
줄리아 인형은 실제로 자폐증 아들을 두고 있는 스테이시 고든이 맡아 움직입니다. 고든은 “우리 아이들도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줄리아를 쇼에 데리고 나가자 모든 등장인물이 그 아이를 연민으로 대했습니다. 그건 아주 큰일이고 거대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든은 줄리아가 소음에 예민해하며 두려워하는 장면에 아이디어를 보탰는데요. 이는 자신의 아들의 경험을 전달한 것이라고 합니다.

고든은 “자폐증이 없는 어린이들이 자폐증이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해요”라며 “내 아들의 친구들이 TV에서 자폐증을 미리 보게 된다면, 자폐증 아이가 갑자기 울더라도 걱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걸 알 테니까요”라고 말했습니다.

CBS 기자가 줄리아가 비정기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주인공 캐릭터가 될 수 있겠느냐고 묻자 페라로 작가는 “그게 우리의 희망”이라며 “그런 순간을 보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자폐증 캐릭터 줄리아의 등장으로 세계 아이들이 자폐아에 대해 좀 더 스스럼없이 다다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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