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이 어울리는 여자” 日지하철 매너광고 논란

celsetta@donga.com2017-03-15 14: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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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큐전철(도쿄 급행 전철 주식회사의 약어)이 지하철 매너를 지키자는 취지로 역내에 붙인 공익광고 포스터가 성 차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1월 19일 허핑턴포스트 일본판이 이 광고내용을 전하면서 논란은 널리 알려지게 됐습니다.

해당 광고는 주변 사람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바른 자세로 앉자는 내용인데요. 도큐전철은 ‘스마트한 착석’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바르게 앉기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포스터에는 노란 색 하이힐을 신은 젊은 여성이 두 다리를 모으고 얌전히 앉아 옆 사람에게 불편이 가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자세로 책을 들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하이힐이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아름다운 자태로 앉아 있는 사람이었다.” 라는 글이 적혀 있습니다.

반면 여성의 양 옆에 앉은 남성 두 명은 각각 다리를 쩍 벌리고 있는가 하면 옆 사람을 개의치 않고 다리를 꼬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광고를 본 사람들은 “매너를 지키지 않는 건 양 옆에 있는 남자들이니까 그 사람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호소하는 게 맞다”, “구두 신은 여자가 다리를 모으고 앉은 것을 아름답다며 추어올리는 것은 여성을 향한 또 다른 형태의 억압”이라며 항의하고 있습니다.

한편 일부에서는 “양 옆 남자들과 대비되게 바른 자세로 앉아 있는 여성이 모범을 보인다는 내용이다”, “잘못된 걸 지적하기보다는 잘 하는 걸 칭찬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며 광고를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번 논란 때문에 도큐전철이 2016년 진행한 매너광고도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당시 도큐전철은 지하철 안에서 화장하는 여성 사진 옆에 “도쿄 여자는 예쁘다. 하지만 가끔은 보기 흉하다”라는 문구를 덧붙여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도큐전철 관계자는 허핑턴포스트 재팬과의 인터뷰에서 “여성의 하이힐에 일부러 초점을 맞춘 건 아니다. 눈길을 끌기 위해 하이힐이라는 소재를 채택한 것”이라며 “찬성, 반대 의견이 많이 접수됐다. 고객 의견을 근거로 광고 내용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한 쪽 성별에 치우치지 않도록 남성 모델 버전도 전에 만들었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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