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남직원의 2주일 여직원 체험기…”못 해 먹겠다”

celsetta@donga.com2017-03-14 18: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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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틴 슈나이더 씨 트위터(@SchneidRemarks)
같은 말을 남자가 했을 때와 여자가 했을 때, 고객의 반응은 같을까요 다를까요? 영화 평론가이자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마틴 R. 슈나이더 씨는 “완전히 다르다, 아니 달랐다”라고 확언합니다. 그는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예전에 직업상담사로 일하던 시절의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직업알선 업체에서 일하며 고객들과 이메일 상담업무를 하던 마틴 씨는 어느 날 실수로 여성 동료 니콜 씨의 아이디로 접속해 고객상담을 하게 됐습니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로 접속했다는 걸 몰랐던 그는 ‘왜 오늘따라 상담이 안 풀리지’, ‘왜 오늘따라 진상고객이 많지’라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한참 뒤 메일을 정리하다 자기가 니콜 씨의 이름으로 일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 그는 깜짝 놀랐지만 잠시 생각하다 실험 하나를 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는 니콜 씨에게 “2주일 동안 나하고 이름을 바꿔서 상담업무를 해 보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니콜 씨는 재미있겠다며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2주일 간 마틴 씨는 이전에는 겪어본 적 없던 어려움에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예전에 하던 대로 똑같이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상담사의 전문성을 의심했고 조언을 받으면 회의적으로 대답했으며, 심지어 한 고객은 “니콜 씨, 혹시 싱글이세요?”라고 묻기까지 했습니다.

마틴 씨는 “내 이름을 쓰게 된 니콜 씨가 하루 일을 순조롭게 마치고 퇴근 준비를 할 시간에 난 아직도 내 능력을 의심하는 고객들과 씨름해야 했다. 반면 니콜 씨는 2주일 간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나와 그녀의 처지가 뒤바뀐 것이다”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이어 “내가 니콜 씨보다 우수한 직원이었던 게 아니다. 상사는 니콜 씨를 비롯한 여성 직원들에게 ‘상담을 왜 이리 질질 끄느냐’며 면박을 주곤 했지만, 그건 그녀들 문제가 아니었다. 내겐 나도 깨닫지 못 했던 ‘프리미엄’이 있었다. 남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틴 씨의 글이 화제가 되자 성별만으로 상대의 전문성을 지레짐작하고 차별대우하는 일이 얼마나 비일비재한지 성토가 잇따랐습니다. 네티즌들은 “병원에서 여성 의사가 배정되면 ‘남자 의사 불러달라’고 하는 사람 여전히 많다”, “난 두 달 된 인턴이었는데 베테랑 여자 상사가 말할 때는 듣는 척도 안 하던 사람이 새파랗게 젊은 내 말은 듣더라. 별 대단한 말도 안 했는데 ‘젊은 분이 유능하다’는 소리도 들었다.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내가 그녀보다 더 높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 거다”등 차별 사례를 공유하며 이런 일이 없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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