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갔다 식물인간 된 내 친구…도와주세요”

celsetta@donga.com2017-03-10 17: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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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지키러 특전사로 복무하다 쓰러져 식물인간이 된 뒤 7년 째 병상에 누워 지내는 안준현 하사 가족과 친구가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지난 6일 한 온라인 게시판에 ‘도와주세요…식물인간이 된 친구’라는 제목의 글이 공개됐습니다. 안준현 하사의 친구가 올린 이 글에는 안 하사의 가족들이 전부터 작성해 둔 호소문과 재수사 요청서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재수사 요청서에는 안 하사가 젊디 젊은 나이에 의식조차 찾지 못하고 병원에 누워있게 된 사연이 자세히 적혀 있었습니다. 건강하던 안 하사는 2010년 7월 10일 아침 구보훈련 도중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당시 훈련교관은 연병장에서 60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안 하사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안 하사 가족은 “훈련 도중이었는데도 응급상황 대비 병원 후송차량이 배치돼 있지 않았고 의무대로 후송된 뒤에도 응급처치가 늦었다.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진 뒤 환자가 몸을 비틀며 몸부림치자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게 결박시켜 둔 채 ‘지켜보자’고만 했으며, 가족이 직접 찾아가 큰 병원으로 옮겨줄 것을 요구하자 그제서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분당서울대병원에서도 환자를 침대에 묶어둔 채 수면유도제를 투여해 강제로 재워 버렸다. 황금 같은 주말 이틀을 흘려보내고 환자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다. 여러 차례 뇌수술을 했지만 깨어나지 못했고 지금은 경남의 요양병원에서 요양치료 중이다”라고 안타까운 사실을 전했습니다.



사고가 있기 전 건강했던 안준현 하사
진단 결과 안 하사는 현재 시력을 잃었으며 소리는 들을 수 있지만 판단능력이 없고 자기 의사도 전달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가족들은 안 하사가 군대 내 가혹행위 때문에 식물인간이 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안하사는 쓰러지기 전날인 7월 9일 밤 취침시간에 휴대폰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새벽까지 ‘엎드려 뻗쳐’ 얼차려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안 하사의 아버지는 “준현이 동기들은 ‘당시 상급자가 안 하사에게 많이 화가 나 있었다. 분명 구타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머리 뒤의 상처에서는 지금까지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고 있다. 가혹행위가 있던 것 아니냐”며 사건의 진상을을 밝혀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게시판에 글을 올린 안 하사 친구는 “준현이는 어릴 적부터 체력과 지성을 겸비했으며 또래보다 월등한 힘을 가졌지만 단 한 번도 약자에게 힘을 쓰지 않는 친구였다. 커서 경찰이 돼 정의를 구현하고 싶다는 준현이를 모두 동경했다”며 “자원해서 특전사를 간다는 말을 들었는데 얼마 뒤 식물인간이 됐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꼭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글을 맺었습니다.

바른 심성을 가진 아름다운 젊은이 안준현 하사가 겪게 된 비극에 네티즌들은 슬픔과 분노를 표시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이러니 누가 나라를 믿고 군대에 가겠나”, “너무 멋진 청년인데 안타깝다”라며 진실이 꼭 밝혀지기를 함께 기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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