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vs 보수?…안창호 재판관 "탄핵은 이념 문제 아니다"

celsetta@donga.com2017-03-10 14:5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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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만장일치’.

헌법재판소가 10일 재판관 여덟 명 전원일치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린 가운데, 안창호 재판관이 “탄핵은 이념 문제가 아니다”라는 보충 의견을 공개했습니다. 안 재판관은 재판관 8명 중에서도 보수 성향으로 분류됩니다.

안창호 재판관은 지난 2014년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당시 “통진당의 행위는 소위 대역행위로서 불사의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보충의견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안창호 재판관이 사용한 ‘대역(죄)’, ‘불사’같은 표현이 “대역죄라니 왕조 국가인가”, “편향적이다”라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안창호 헌법재판관. 동아일보 DB
안 재판관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대통령에게 너무 큰 권력이 집중되는 현 구조가 결국 피청구인(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 위반행위를 부추긴 요인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흘릴지로다(아모스 5장 24절)’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불법과 불의를 버리고 바르고 정의로운 것을 실천하라는 말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 재판관은 “(탄핵은) 단순히 대통령의 과거행위가 위법인지, 파면해야 하는지 여부만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미래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헌법 가치와 규범 표준을 설정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탄핵의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면, 앞으로 대통령이 이 사건과 유사한 방법으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도 파면 결정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짚은 안 재판관은 “파면 결정은 헌법질서를 수호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며 비선조직 국정개입, 대통령 권한남용, 정경유착 같은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충의견을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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