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 살면 개도 설교를 한다? 유기견의 인생역전

celsetta@donga.com2017-03-08 16: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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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오래 보고 들으면 자연히 깨우치게 된다는 것인데요. 최근 볼리비아 코차밤바의 성 프란시스 수도원에 ‘합류’하게 된 개 한 마리도 3년 후에는 제법 의젓한 ‘수도견’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인에게 버려져 길거리를 떠돌던 이 개는 얼마 전 수도원에 들어와 ‘비고톤(Bigotón/콧수염이라는 뜻) 수사(修士)’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마치 콧수염이 난 것처럼 덥수룩한 코 주변 털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는데요. 강아지를 부를 때마다 “콧수염 수사님~”하고 불러야 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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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톤의 ‘동료’인 페르난데즈 수사는 동물매체 더 도도에 “'비고톤 수사'는 하루 종일 뛰어다니며 놉니다. 수도원의 모든 형제들이 그를 아주 사랑하지요. 비고톤은 진정 하느님이 만드신 피조물 답습니다”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프란시스 성인은 동물의 수호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고 하니, 이 수도원이야말로 비고톤이 지내는 데 가장 알맞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수도사들은 비고톤에게 수도복까지 입혀 주었습니다. 수도사들이 입고 있는 옷과 꼭 닮은 옷을 걸친 비고톤은 미사 시간에도 진지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수도원 식구들은 "비고톤이 널리 알려져서 전 세계 수도원들이 동물 보호에 힘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카스퍼 마리우스 카프론 수사는 물고기를 바라보는 비고톤 사진을 공개하며 “우리 형제가 물고기들에게 설교하고 있다”라고 재치 있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사진을 본 이들은 “귀엽고 사랑스럽다”, “내 마음도 평화로워진다”며 흐뭇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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