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 입는 50대 남성, '천생연분' 짝 찾아

celsetta@donga.com2017-03-08 14:34:43
공유하기 닫기
사진=Birmingham Mail
“저는 그저 대부분의 남자들과 좀 다른 옷을 입을 뿐입니다.”

여장을 하고 일상생활하는 남성과 그를 지지하는 연인의 사연이 해외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영국 미러는 지난 7일(현지시간) 덴즐 모건(51) 씨와 헤이즐 카터(56) 씨 커플의 남다른 사랑을 소개했습니다.

올해 51세인 덴즐 씨는 열네 살 때부터 여성복을 입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갖게 됐지만 사회적 시선 때문에 자기 취향을 억누른 채 살아야 했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자기 방에서만 잠깐씩 입어보는 게 전부였죠.

덴즐 씨는 그를 전적으로 이해해 주는 여성 헤이즐 씨를 만나 행복을 찾았습니다. 두 사람은 코벤트리 지역에 아담한 집을 얻어 2년 반 째 함께 생활하며 대형견 한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헤이즐 씨는 덴즐 씨가 여성복을 입고 있을 때는 덴즐이 아닌 ‘다니엘’이라고 부르고 그의 또 다른 모습을 기꺼이 받아들여 준다고 합니다.



사진=헤이즐 카터 씨 제공
사진=Birmingham Mail
사진=Birmingham Mail
PREVNEXT
1/3
덴즐 씨는 “제가 ‘다니엘’일 때 저는 아주 행복합니다. 제 안의 여성성을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정말 기뻐요. 이렇게 자유롭게 살기까지 전 오랜 세월 고통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여자친구나 아내에게 자기 취향을 솔직히 털어놓지 못하고 고민만 하는 남성들이 많다면서, 헤이즐 같은 파트너를 만난 자신은 엄청난 행운아라고 말했습니다.

두 자녀의 어머니이자 손주를 둔 할머니인 헤이즐 씨는 “여장하는 남자를 좋아하는 취향이 있는 건 아니에요. 어쩌다 보니 중년에 찾은 새로운 사랑이 여성복을 입는 남자였을 뿐이죠”라며 웃었습니다. 이어 “우리 두 사람은 충분히 성숙한 성인이고, 그가 여자 옷을 입는 게 누굴 해치는 것도 아닙니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꾸미면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나쁠 게 뭐 있겠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Birmingham Mail
헤이즐 씨는 ‘덴즐·다니엘’과 함께하며 겪은 사랑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제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덴즐의 정직성입니다. 그는 저와 처음 만난 날 자기의 ‘다른 면’을 털어놓았어요. 예전 파트너들로부터 거절당했듯 저한테도 거부당할 수도 있다는 위험부담을 안고서요. 덴즐의 취향을 받아들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곱씹어 생각할수록 그의 솔직함이 좋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덴즐 씨 옷장에는 남성복과 여성복이 5대 5 비율로 걸려 있습니다. 헤이즐 씨는 덴즐 씨에게 화장하는 법이나 피부관리법을 가르쳐 주며 ‘멘토’ 역할까지 하고 있다네요.

종종 ‘다니엘’ 옷을 빌려 입는다는 헤이즐 씨는 “심지어 덴즐이 저보다 힐을 잘 신어요, 전 발 아파서 오래 못 신는데!”라며 웃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