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가씨 납치하면 어쩔래?” 중학생 겁 준 50대 택시기사 검거

celsetta@donga.com2017-03-08 11: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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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GettyImagesBank / 동아일보 DB
밤 늦게 귀가하는 중학생을 훈계한다며 “내가 널 납치하면 어쩔래”라고 협박성 발언을 한 50대 택시기사가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학생의 부모는 “딸 같은 아이에게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지 요즘처럼 험한 세상에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느냐”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택시기사 강 모(58)씨를 협박 혐의로 입건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강 씨는 지난 2월 20일 새벽 2시 20분쯤 부산 진구 한 백화점에서 택시를 탄 중학생 A양(15)에게 “내가 아가씨를 납치하면 무서울 것 같냐”는 내용의 말을 두 차례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A양은 좋아하는 연예인 콘서트를 본 뒤 귀가하던 중이었습니다.

택시기사 아저씨의 협박에 A양은 내내 불안에 떨다가 일부러 집에서 500m가량 떨어진 곳에 내려 한참을 걸어 귀가했습니다. 택시기사가 자기 집 위치를 알고 해코지할까 봐 두려워서였습니다.

집에 가자마자 부모님께 자초지종을 설명한 A양은 날이 밝자마자 지구대를 찾아 택시기사를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인근 CCTV를 확인해 강 씨를 검거했습니다.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새벽 두 시에 여학생 혼자서 택시를 타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려주고 싶어서 한 농담일 뿐, 진짜로 납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학생과 대화를 나눠서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앞뒤 설명을 부족하게 한 것 같다”며 호소했습니다.

조사 결과 강 씨는 평범한 가장이었으며 전과도 없었습니다. 사하경찰서 관계자는 “강 씨가 전과 없이 살아온 시민이기는 하나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발언이 지나쳤다. 학생과 가족도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입건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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