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대신 농번기? 농사에 푹 빠진 15세 소년

celsetta@donga.com2017-03-07 11: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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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살, 중학교 2학년. 한참 질풍노도 사춘기를 겪으며 진로, 연애, 외모, 성적 등 고민이 많을 나이죠. 하지만 이 소년은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농사’ 생각에 사춘기 고민이라는 건 모르고 산다고 합니다.

6일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에는 염소 새끼를 받기 위해 학교도 조퇴하고 뛰어오는 아들 때문에 고민이라는 어머니가 등장했습니다. 고민 주인공인 어머니에 따르면 이제 겨우 열다섯 살 된 아들 한태웅 군은 2000평이 넘는 땅에서 트랙터를 몰며 직접 농사를 짓고, 100여 마리 닭과 염소 여러 마리까지 손수 돌보고 있습니다. 또래 남학생들이 고급 스포츠카나 레이싱 게임에 열광할 때 아들은 ‘경운기 드라이빙’에 푹 빠져 있다는데요.

태웅 군은 구수한 충청도 방언으로 “안녕하세유”라고 인사하며 등장해 스튜디오에 큰 웃음을 안겼습니다. MC 정찬우가 “여기 오니까 어때유?”하고 묻자 태연하게 “촌놈이 서울구경해유”라고 대답하며 '이장님 말투'로 유머 감각도 선보였습니다.



공부는 뒷전이고 종일 농사에만 매달리는 아들 때문에 심각한 어머니와는 달리 태웅 군은 태평하게 “농부가 제 천직인 것 같다”며 “농업과 축산업을 살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사춘기 소년인데 혼자 있고 싶을 때는 없나, 여자친구들 보면 두근거리지 않은가”라는 질문에는 “경운기에서 혼자 있고 싶은 시간이 많고 좋은 트랙터를 보면 두근거린다”고 대답해 타고난 농군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구제역과 AI대처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모습에서는 태웅 군이 얼마나 농사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가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힘들게 일하시는 농촌 어르신들까지 챙기고 싶다며 즉석에서 트로트를 부르는 기특함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소년의 할아버지는 “힘든 농사를 한다니 걱정되는 건 사실이지만 손자가 아주 농사일을 잘 한다. 나보다 나은 것 같다. 대견하다”고 말했습니다.

어머니의 걱정을 들은 태웅 군은 “농고에 입학할 수 있게 쬐~금 공부하겄습니다~”라고 능청스럽게 대답해 또 한 번 훈훈한 웃음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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