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아빠다!” 1등으로 달리던 아이, 결승선 대신 아빠 품에 달려가 ‘꼴찌’

celsetta@donga.com2017-03-06 1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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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모 우모렌 씨 트위터 (@ImohUmoren)
어린 아이들은 이득과 손해, 승리와 패배에 집착하지 않고 매 순간순간을 즐기죠. 그런 순수한 모습은 어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거주하는 인디영화 감독 이모 우모렌(Imoh Umoren) 씨는 두 살 난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입니다. 그는 2월 21일 지역 학교 체육대회에서 아들 ‘이모 우모렌 2세’가 보여준 깜찍한 모습을 SNS에 공유해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우모렌 2세는 아기 달리기 대회에서 꼴찌(4등)를 했습니다. 중간까지는 빠르게 달리고 있었지만 결승점을 얼마 안 남긴 지점에서 갑자기 경로를 이탈한 겁니다. 트랙 옆에서 카메라를 들고 동영상을 찍던 아빠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아빠 얼굴을 본 우모렌 2세는 헤실헤실 웃으며 아빠 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집 앞마당에서 연습할 때 항상 골인 지점에 제가 앉아있었거든요. 아이가 마당 한쪽 끝에서 전속력으로 달려와 제 품에 폭 하고 안기는 식이었죠. 그렇게 연습하다 보니 아이는 ‘골인=뛰어가서 아빠한테 안기기’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아빠 얼굴을 보는 순간 경기는 까맣게 잊어버린 아들, 정말 사랑스럽죠. 우모렌 씨는 “결승선을 통과해야 한다고 아이한테 말했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았어요. 자기가 지금 남들과 경쟁하고 있다는 걸 모르더라고요!”라며 웃었습니다.



다행히도 다음 경기에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한 우모렌 2세는 3등 표창대에 올라갔습니다. 아빠는 행복해하며 아들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우모렌 씨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아들은 정말 착하고 정 많은 아이예요. 이런 아들을 낳게 돼서 정말 행운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빠 손에 뽀뽀하는 우모렌 2세. 사진=이모 우모렌 씨 트위터 (@ImohUmoren)
사진=이모 우모렌 씨 트위터 (@ImohUmoren)
“얼마 전 아이에게 숫자를 가르쳐 주는데 이해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더라고요. 나름대로 침착하고 다정하게 가르치려고 노력했는데, 아이가 보기에 제가 좀 실망하는 기색을 띠고 있었나 봐요. 절 바라보더니 ‘아빠 미안해요’라며 꼭 안아주더라고요. 감동받아서 눈물이 찔끔 났습니다.”

우모렌 씨의 아들 자랑은 계속됐습니다. 그는 “우리 아들은 또래보다 똑똑한 편인데다가 정말 다정한 아이랍니다. 아이에게서 배울 점이 참 많아요. 힘든 하루를 보내고 와서 축 처져 있으면 물 한 잔을 떠와서 제게 건네고 볼에 뽀뽀를 해 줘요. 얼마나 사랑스러운데요!”

말만 들어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귀여운 우모렌 2세. 아빠 우모렌 씨는 “아들을 선하고 멋진 남자로 키울 겁니다. 각박한 세상에는 햇빛이 필요한 법이죠”라며 웃음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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