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염소 잡아먹은 야생 판다…순한 줄 알았는데 포식자?

celsetta@donga.com2017-03-03 1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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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hinanews.com
둥글둥글 푸근한 풍채에 느릿하고 온순한 성격, 하루 종일 느긋하게 드러누워 대나무를 씹고 있는 태평함. 우리에게 익숙한 판다의 모습입니다.

마냥 순할 것 같은 초식동물 이미지이지만 사실 판다는 고기도 먹을 수 있는 잡식동물입니다. 실제로 먹이가 부족한 철에는 물고기나 작은 동물을 잡아먹기도 합니다. 원래 육식동물이었던 판다가 진화 과정에서 다른 동물들과의 먹이경쟁을 피해 식물을 즐겨 먹도록 변했다는 가설이 유력합니다.

최근 중국 쓰촨 성에서 발견된 ‘육식 판다’는 심지어 농가까지 내려와 염소를 잡아먹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 28일 상하이스트 등 중국 매체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 야생 판다는 마을에 내려와 20분 가까이 어슬렁대며 ‘먹잇감’을 찾아 두리번댔고 결국 염소를 공격했다고 합니다.

판다가 떠난 자리에는 피 묻은 염소 가죽과 뼛조각들만이 남았습니다. 지역 산림국은 판다가 남긴 배설물 등을 검사한 뒤 “판다는 숲 속으로 돌아간 걸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사진=chinanews.com
하지만 농민들은 고기 맛을 알아버린 판다가 언제 또 다시 내려와 가축을 해칠 지 모른다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소식을 접한 중국인들도 “마냥 순하게 대나무만 먹는 모습을 봐 와서 몰랐다. 그런 야생성이 있다니 놀랐다”는 반응입니다.

육식하는 판다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1년 쓰촨성 서북부 야생판다 서식지 관찰카메라에 죽은 노루를 먹는 판다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담당 판다 '시 메이'에게 공격당해 부상을 입은 사육사 웨이 화 씨. 웨이 씨는 "내가 어떻게 메이를 미워하겠냐"며 판다를 용서했습니다. 사진=ecns.cn
마냥 온순할 것 같은 이미지와 달리 무자비한 공격성을 드러내는 판다도 있습니다. 2016년 12월에는 쓰촨성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소 사육사가 ‘시 메이(Xi Mei)’라는 판다에게 공격당해 팔과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시 메이는 보호소 내에서 태어나고 자라 사람에 익숙한 판다였으나 사건 발생 당시 야생적응훈련을 받아 야생동물로서의 본성이 깨어난 상태였습니다.

중국 정부가 멸종위기종인 판다 보호사업을 열정적으로 추진한 결과 야생 자이언트 판다 개체수는 크게 늘었습니다. 2000년 1100마리 가량에 불과했던 야생 판다 수는 2014년 1864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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