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부모의 이혼, 아버지도 나를 경제적 외면…”

jhj@donga.com2017-03-02 11: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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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말하는대로' 허지웅 방송캡처
방송인 허지웅이 1일 방송된 JTBC ‘말하는대로’에서 불우한 가정사를 공개했다. 허지웅은 이날 '말하는대로'에서 방송인 김제동,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과 함께 버스킹에 나섰다.

허지웅은 “오늘은 ‘좋은 어른이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라는 큰 주제로 이야기를 할 거다”라고 말했고 MC 유희열은 “허지웅의 버스킹이 기대 반, 걱정 반이다. 허지웅 씨의 말이 누군가의 굉장한 공감을 사기도 하지만 정말 싫어하는 분들도 있다. 사실 논란의 대상이다”라고 했다.

허지웅은 “난 운이 없어서 좋은 어른을 못 만나봤다. 좋은 어른을 만나는 것에 늘 갈망했다. 아버지도 가정 사정 때문에 내 곁에 없었다. 19살 이후로는 혼자 힘으로 해야만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루에 3개씩 하고 그렇게 학비, 등록금, 생활비, 집세를 마련해 살았다”라며 “그중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커리어는 피팅 모델 아르바이트다. 그런데 제일 많은 걸 달성한 건 텔레마케팅이었다. 무언갈 정말 많이 팔았다. 출근을 하면 판매 시나리오를 쓴다. 1등 시나리오를 팀원들과 공유 후 그 시나리오로 물건을 파는 거다. 일을 그만둘 때까지 내 시나리오가 뽑히지 않은 적이 없었다"라고 과거를 언급했다. 

‌이어 허지웅은 ‘청년 세대들에 대한 연민’과 ‘자기 자신이 보낸 젊은 날’의 일화들을 통해 많은 말씀을 해주시던 당시 텔레마케팅 회사의 부장에 대해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좋은 어른’은 청년들에게 뒤통수를 쳤다. 바로 직원들의 2달 치 월급을 가지고 도망쳐 버린 것. 

허지웅은 당시 힘겹게 부장님을 찾았지만 “너도 나이가 먹으면 이렇게 될 거다”라는 무책임한 한마디에 “그 말이 그리스 비극의 저주처럼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시원에 살면서도 힘든 적이 없었고, 옆방에 일용직 아저씨가 남긴 짜장면에 밥을 비벼 먹을 때도 창피하지 않았는데, 그런 부장님을 어른이자 롤 모델로 생각했다니 끔찍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허지웅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 학기 등록금을 내야 하는데 돈이 없었다.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그는 소주 3병을 마시고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 ‌허지웅은 "꼬부라진 혀로 ‘한 번만 도와달라’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아버지는 학비를 지원해주는 회사를 다니시면서도 절대 내주시지 않으셨다. 그때 너무 힘들고 창피했다. ‘내가 뭘 잘못했길래 부모한테도 사랑을 받지 못할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영화 '록키'에 나오는 '믹키'라는 관장에 대해 말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어른’에 대해 말했다. 그는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근사한 걸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한 고집과 태도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 그는 "나도 그런 방식으로 다음 세대에게 좋은 어른으로 기억되면 좋겠다"고 버스킹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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