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성범죄자 ‘20대 무직에 아는 사람’

nuhezmik2017-03-02 21: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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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유죄판결 3366명 분석해보니]
10, 20대 성폭행-40, 50대 성추행 많아… 10명중 6명은 성범죄 등 범죄전력
피해자 22.7%는 13세 미만 아동… 범죄자 절반 집행유예로 풀려나




43세 정모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A 양(당시 11세)을 주민자치센터 남자화장실에서 성폭행하는 등 두 달에 걸쳐 3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2015년 9월 정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지적장애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2015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절반이 여전히 집행유예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행을 한 경우에도 3명 중 1명꼴로 집행유예를 받았다. 여성가족부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위탁해 2015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의 성범죄 동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2015년 1∼12월 유죄 판결이 확정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 3366명이다.

조사 결과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가해자는 98.8%가 남성으로, 연령은 20대(24.7%)와 40대(20.2%)가 30대(18.6%), 50대(13.4%) 등에 비해 약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교적 전 연령에 고르게 분포했으며 평균 연령은 37세였다.

범죄별로 보면 강제추행의 경우 40, 50대가 비교적 높은 비율을 차지해 범죄자 평균연령도 전체 성범죄 유형 가운데 가장 높은 41.2세였다. 성폭행은 10, 20대의 비율이 높았으며, 범죄자 평균연령도 29.8세로 낮았다.

직업은 무직인 경우가 28.9%로 가장 많았다. 사무관리직(15.2%) 단순노무직(15.0%)이 뒤를 이었는데, 전문직과 교사도 각각 110명과 35명으로 전체 가해자의 3.3%와 1.0%를 차지했다. 강제추행으로 처벌받은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성폭행으로 처벌받은 사람도 16명이나 됐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다수는 이전에 다른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였다. 성범죄 전력이든 비(非)성범죄 전력이든 범죄전력이 있는 사람을 모두 합치면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피해자와의 관계는 모르는 사이인 경우가 51.3%로 아는 사이인 경우에 비해 조금 더 많았다. 하지만 가족 및 친척이면서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10명 중 1명 이상이었고 특히 성폭행의 경우 전체 가해자 5명 중 1명이 친족으로 나타날 정도로 가족과 친척 비율이 높았다.

피해자의 절대다수는 여성 아동·청소년이었다. 2015년 한 해 4029명으로 94.9%에 달했다. 대부분 14세 이상이었지만, 13세 미만 아동도 22.7%나 됐다. 피해자의 연령은 2010년 이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이나, 6세 이하 영유아 성범죄 피해자가 여전히 117명에 이르고 음란물 제작이나 성매매 알선 같은 일부 범죄유형 피해자는 5년 새 더 어려졌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형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여전히 가해자 절반(45.5%)은 집행유예를 받았다. 성폭행 같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가해자 중에도 32.3%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형량이 재판을 거치며 줄기도 했다. 성폭행과 강제추행의 41.0%가 집행유예를 받았는데, 최종심에 가면 45.9%로 늘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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