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좋지” 통금 어겼다고 화내는 어머니 앞에서 거울 깬 서울대생

celsetta@donga.com2017-02-28 13: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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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통금’ 시간 때문에 어머니와 갈등을 빚던 한 대학생이 “거울을 깨며 자해했다”고 하소연해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 26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사연을 올린 익명의 글쓴이(이하 A씨)는 통금 시간 때문에 어머니와 자주 다투다 결국 머리로 거울을 깨는 자해까지 하게 됐다며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A씨는 학교까지 왕복하는 데 3시간이 훨씬 넘을 정도로 통학에 시간이 많이 걸려 집에서 정한 통금시간(10시 30분)에 맞추기 위해서는 적어도 9시 전에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아버지는 ‘이제 대학생이니 새벽에 들어올 수도 있다’고 하시지만 어머니는 ‘그래도 여대생인데’라고 말씀하시면서 ‘안 들어오면 연을 끊겠다’는 등 협박까지 하신다고 전했습니다.



사진=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SNUBamboo) 캡처
친구들과 술자리 즐기는 것도 어려워 늘 아쉬웠지만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걸 생각해 통금시간을 잘 지키던 A씨. 하지만 얼마 전 술자리가 너무 재미있어서 그만 막차가 끊길 때까지 놀아버리고 말았고, 근처에서 자취하는 동성 친구 집에 가서 잠을 자게 됐습니다.

‘빨리 들어오라’는 어머니의 문자를 아예 외면한 채 놀다가 다음날 귀가한 A씨는 불같이 화난 어머니를 마주하게 됐습니다. 머리를 때리며 소리지르는 어머니를 보고 억울함이 북받친 A씨는 커다란 거울을 집어 들고 머리로 거울을 깼습니다,

A씨는 “엄마는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 마음이 아프다’며 안방에 들어가셨는데 그때 나는 ‘이제 집에 한두 시간 늦게 들어가도 덜 혼나겠지’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내심 기뻤을지도 모르겠다”며 그런 자신에게 소름이 돋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극단적인 방법으로 어머니에게 의사표현을 하고 만 A씨는 “이런 내가 무섭고 잘못된 대화방식인 것 같지만 방법이 없었다. 다른 여학우들은 통금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알고 싶다. 부모님 말대로 말 잘 듣는 딸이 되는 게 좋은 방법일까”라고 물으며 글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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