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사고 판다니…말레이 ‘신생아 매매단’ 기승

celsetta@donga.com2017-02-27 18: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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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다 소중한 건 이 세상에 없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세계 어딘가에서는 인간의 생명을 돈으로 사고 파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더 커버리지(The Coverage)는 말레이시아의 신생아 불법거래를 다룬 알 자지라 채널 다큐멘터리를 소개했습니다.

저널리스트 찬 타우 초(Chan Tau Cho)씨가 제작한 25분 가량의 이 영상에는 태어나자마자 매매되는 말레이시아 아기들의 가슴 아픈 상황이 담겨 있습니다. 부모가 버렸거나 성노동자가 낳은 뒤 버린 아기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갓난아기들이 매매단의 검은 손에 속절없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매매단은 페이스북에 비공개 그룹을 만들어 놓고 아기들을 암거래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아기의 성별, 인종, 피부색, 몸무게 등에 따라 6600링깃(한화 약 168만 원)에서 1만 1000링깃(약 280만 원)까지 값을 매겨 사고 팝니다.

아기는 갖고 싶은데 복잡한 입양 절차를 치르기 귀찮아 하는 일부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아기 매매가 중범죄라는 인식이 적고, 간편하게 입양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생각이 퍼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형태의 입양이 계속되다 보니 아기를 물건처럼 거래하는 악순환도 끊기 어렵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팔려간 아기들이 화목한 가정에서 정상적으로 양육된다는 보장이 어디에도 없다는 것입니다. 찬 타우 초 씨는 “팔려간 아이들이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는 알 수 없다.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강제노동에 시달리거나 성노예의 삶을 살 가능성도 있다”며 신생아 매매를 뿌리뽑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부수입’을 위해 신생아 매매에 협력하는 부패 공무원과 의사들 때문에 매매단 수사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말레이시아 경찰 측은 “수요가 끊이지 않으니 공급도 계속된다. 인신매매단은 가짜 페이스북 계정을 사용해서 온라인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적발하기가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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