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섞이면 안 돼” 日동물원, ‘혼혈’ 원숭이 57마리 살처분 논란

celsetta@donga.com2017-02-24 18: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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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GettyImagesBank
일본 치바 현 훗츠 시에 위치한 타카고야마 자연동물원이 지난 해 12월부터 최근까지 57마리의 일본원숭이(snow monkey)를 '혼혈'이라는 이유로 살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일본원숭이는 눈 내리는 온천에서 사람처럼 목욕을 즐기는 재미난 모습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해당 동물원에서 관리하는 원숭이는 보소반도(房総半島) 고유 희귀종입니다. 동물원 측에서는 “울타리가 손상돼 외부에서 야생원숭이가 들어왔다. 외부 관광시설에서 키우던 붉은털원숭이가 도망나와 떠돌던 중 동물원 안으로 들어와 피가 섞였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 ⓒGettyImagesBank
사진 | ⓒGettyImagesBank
동물원 측은 외래생물관리법상 사육허가가 나지 않아 할 수 없이 혼혈 원숭이들을 살처분했다는 입장입니다. 이후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동물원 측에서는 울타리를 더 튼튼하게 만들고 환경을 정비하기로 했습니다. 남아 있는 원숭이 107마리는 계속 기르면서, 새로 태어나는 원숭이는 DNA검사를 통해 순종 일본원숭이가 맞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자연보호관리국 관계자 시마무라 토모코 씨는 ‘재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토종이 외래종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훗츠 시와 동물원 측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환경론자나 동물보호활동가들은 “지나치게 잔인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아무 죄도 없이 태어난 원숭이들을 사람 마음대로 죽이는 건 잔혹하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다른 동물원으로 보내는 등 방법을 먼저 찾아봤어야 한다”, “치명적인 병을 옮기는 것도 아니고 멀쩡한 원숭이들을 ‘피가 섞였다’는 이유만으로 처분하다니 너무 큰 죄”라며 동물원 측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한편 “생태계 교란 우려가 있으니 살처분은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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