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에 공격당한 日아이돌 “모든 걸 빼앗겼다”

celsetta@donga.com2017-02-24 16: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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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토미타 마유 트위터(@tomitamayu)
지난해 5월 21일 스토커(28·남)에게 수십 차례 칼에 찔려 사경을 헤매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일본 아이돌 토미타 마유(21)가 23일 법정에 의견진술서를 제출했습니다.

장문의 의견서를 제출한 토미타 씨는 “범인은 ‘결혼해달라’며 나를 집요하게 괴롭히고 끝내 흉기로 나를 죽이려 들었다. 음악도, 공부도, 내 꿈도 순식간에 빼앗겼는데 가해자는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있다”며 범인을 엄벌에 처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이 소개한 진술서의 간략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범인은 3년 전 6월부터 SNS에 글을 남기고 라이브 공연장에 와서 “결혼해 주세요”, “그게 안된다면 친구가 되어 주세요”라며 집요하게 매달렸습니다. 하루에도 몇 건씩 협박글이 올라오면서부터는 매일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지내야 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팬이 아니라 스토커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5월 21일 숨어있던 범인은 저를 칼로 수십 번 찔러 죽이려 했습니다. 그는 제가 자신을 무시해서 찔렀다고 주장하지만, 저는 그에게 쫓기는 동안 “지금 바빠서요”, “리허설이 있어요”라며 몇 번이나 거절했습니다. 그는 제 사정은 아랑곳없이 따라왔습니다. 제 생각은 아무래도 좋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가해자 남성 이와자키 토모히로(28). 사진=Global News
의식을 잃은 뒤 병원에서 깨어났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순식간에 기억이 났습니다. 무서운 얼굴로 저를 공격하던 장면, 바닥이 피로 흥건해진 모습, 칼의 모양, 어떻게든 벗어나려 발버둥친 것 등 전부 기억났습니다. 지금도 그 공포는 잊을 수 없고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의료진 분들이 가위만 가지고 와도 무서웠습니다.

그 사건 이후 모든 게 변했습니다. 가족과 보냈던 시간, 친구들과 노닥거리던 시간, 대학교에서 좋아하던 공부를 하던 시간, 음악 활동을 하던 시간 등 제 모든 시간을 빼앗겼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돌려 줬으면 좋겠습니다. 가해자 때문에 제가 잃은 건 헤아릴 수 없습니다. 몸에 마비가 왔고 시력도 떨어져 조금만 걸어도 여기저기 부딪힙니다. 너무나 분합니다. (중략)




범인이나 범인 가족들로부터 사과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재판에서 “죄송하다고는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는데 그건 자기 죄를 가볍게 만들려고 한 말에 불과합니다. 범인도 그 부모도 다 용서할 수 없습니다.

범인은 제가 법정에서 조서를 낭독하는 동안 웃고 있었습니다. 이런 죄를 저지르고 어떻게 웃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는 전혀 반성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제가 의견진술 하는 동안 그는 또 마음 속으로 웃고 있을 겁니다. 그를 풀어주면 이런 짓을 또 할 겁니다. 일방적으로 자기 감정을 강요하고, 맘대로 안 되면 사람을 죽이려는 자입니다. 범인은 풀려난 뒤 저를 원망하고 저나 가족, 친구를 죽이러 올 지도 모릅니다.

범인이 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지금 당장 사라졌으면 합니다. 그게 안 된다면 평생 감옥에 있었으면 합니다. 안 그러면 저는 안심하고 살 수가 없습니다. (중략) 비슷한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엄한 판결을 내려 주셨으면 합니다.”

일방적 호의를 가수에게 강요하며 뜻대로 되지 않자 생명을 뺏으려 든 스토커 남성. 토미타 씨의 바람대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엄중한 판결이 내려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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