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비만이라며! 아니잖아!” 배에서 60kg 종양 떼어낸 아저씨

celsetta@donga.com2017-02-24 15: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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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he Californian / Henry A. Barrios
억울하다 억울해
10년 넘는 세월 동안 자기가 비만이라 배가 나오는 줄 알고 살아 온 미국 50대 남성, 알고 보니 비만이 아니라 복부 종양이었습니다. 미시시피 주에 사는 로저 로건(57)씨는 최근 종양을 60kg에 달하는 종양을 떼어내고 자유를 찾았습니다.

시카고트리뷴이 6일(현지시간) 전한 바에 따르면 로저 씨는 십여 년 전부터 허리둘레가 급격히 늘기 시작해 병원을 찾았지만 “비만입니다. 살을 빼세요”라는 말만 들었다고 합니다. 의사들이 입을 모아 비만이라고 하니 로저 씨 본인도 그저 나이가 들어 배가 나오는 거겠거니 했고, 사태는 점점 심각해졌습니다.

급기야 뱃살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덩어리 같은 게 생겨나 걷지도 못할 정도가 됐습니다. 다시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들은 이번엔 “종양이었네요. 그런데 위험해서 우리 병원에선 수술할 수 없습니다”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단순히 살이 찐 거라는 말만 믿고 십 년 넘게 배를 방치했던 로저 씨와 가족들로서는 너무나도 억울한 일이었습니다.



배에 종양이 '매달려' 있던 때의 사진을 보여주며 웃는 로저 씨. 사진=The Californian / Henry A. Barrios
로저 씨는 “60kg짜리 종양이 배에 매달려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걷는 건 커녕 일어나기도 힘듭니다. 말하자면 여러분 허리에 거대한 시멘트 포대가 24시간 365일 달려 있는 거예요. 끔찍하죠”라고 회상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종양 때문에 하루 종일 거실 의자에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장본인 로저 씨는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아내 키티 씨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희망을 놓으려는 남편을 다그치다시피 하며 수술을 꼭 받게 해 줄 거라고 호언장담했고, 전국에 수소문해 수술을 맡을 수 있다는 의사 바이펄 데브 씨를 찾아냈습니다.

의사가 진단한 종양 원인은 어이없게도 단 한 가닥의 털이었습니다. 인그로운 헤어(매몰모·피부 밖으로 솟아나오지 못하고 안쪽에서 자란 털)이 운 없게도 모낭염으로 이어졌고, 이 염증이 제때 치료되지 못하자 점점 커져서 종양이 된 것입니다.

로저 씨는 40시간에 달하는 장거리 여행 끝에 남부 캘리포니아에 도착해 수술대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천만다행히도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이제 로저 씨는 두 발로 일어서서 걸을 수 있다며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발바닥을 서로 붙일 수 있어요.” 로저 씨는 병원 침상에 누워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유쾌하게 웃었습니다. “전에는 늘어진 종양 때문에 발바닥을 서로 맞붙이기도 힘들었거든요.”

현재 로저 씨는 천천히 걸어다니며 재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방치할 수밖에 없었던 ‘진짜 살’도 빼서 건강한 몸을 갖는 게 목표라네요. 오랜 시간 고생했던 로저 씨가 꼭 건강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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