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같은 엄마 “내 아들의 친어머니를 찾습니다”

celsetta@donga.com2017-02-23 18: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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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18일, 중국 저장 성 닝보에 위치한 고급 주택단지 한 켠에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남자아기가 울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제발 이 가엾은 아이를 살려주세요”라는 쪽지와 함께 강보에 싸여 누워 있었습니다. 근처를 둘러보던 경비원이 아이를 안아들고 경찰서로 데려갔고, 저 멀리서 이 모든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남자가 있었습니다. 아이의 아버지였습니다.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귀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었던 가난한 부모는 ‘부디 잘 키워달라’는 쪽지와 함께 부자 동네에 아기를 버리고 멀리서 눈물을 삼키고 있던 것입니다. 아기는 보육원에 맡겨졌지만 장애 때문에 선뜻 입양해 가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은 채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하늘에서 맺어 준 인연’이라는 게 정말 있던 걸까요. 2014년 10월 2일 아기는 양부모가 되어 줄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미국 시애틀에서 날아온 몰리 사노 씨 부부였습니다.

어머니 몰리 씨는 “엉엉 울고 있던 아기를 안자마자 울음을 뚝 그치더니 절 보고 방긋 웃더라고요. 운명적인 사랑을 느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사노 부부는 아기에게 ‘베넷(Bennett)’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베넷은 행복한 새 가족을 얻었습니다.


사진=Bennet or Bust(bennettorbust.wordpress.com)

몰리 씨는 수화를 가르치는 특수교사였고 남편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노 가족은 베넷이 지내기 더 없이 좋은 보금자리였습니다. 부부의 딸 밀라도 새로 생긴 오빠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그러던 중 사노 가족에게 시련이 닥쳐왔습니다. 베넷이 청각 뿐만 아니라 시각도 잃게 될 거라는 예고였습니다. 베넷이 타고난 어셔 증후군(청각장애와 시각장애가 함께 진행되는 유전질환) 때문이었습니다. 스무 살 정도 되면 완전히 시력을 잃을 거라는 선고를 듣고 부부는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CHINA DAILY
사진=CHINA DAILY
부부는 베넷이 아직 세상을 볼 수 있는 동안에 친부모를 보여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수소문 끝에 지난 해 1월 친부모와 연락이 닿았고, 몰리 씨는 베넷과 함께 다시 중국으로 향했습니다. 베넷의 생모는 자기가 키울 수 없었던 아들이 행복한 가정에서 잘 자라고 있는 것에 감사해하며 눈물 흘렸고 두 명의 엄마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 부둥켜 안았습니다.

현재 베넷은 비장애인 어린이들과 마찬가지로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두 어머니는 위챗(온라인 메신저)을 사용해 종종 연락한다네요. 몰리 씨는 매년 베넷이 자라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친부모에게 보여주며 아름다운 인연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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