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어서” 베네수엘라 국민 74.3%, 지난 해 체중 8.7kg감소

celsetta@donga.com2017-02-22 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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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마트 진열대. 사진=Agora Cosmopolitan
한때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남미에서 위세를 떨쳤던 산유국 베네수엘라. 현재 베네수엘라는 심각한 경제난 때문에 끼니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국민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 20일 CNBC등 외신은 베네수엘라 국민 대다수가 하루에 두 끼 혹은 그 이하의 식사만 할 수 있을 정도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베네수엘라 경제난은 지난 2014년 국제유가 폭락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기름 수출에 나라 경제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던 상황에서 기름값이 떨어져 국고가 바닥나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빚을 갚으려 화폐를 마구 찍어내기 시작했고, 이는 자연히 화폐가치 하락을 불러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습니다. 2016년 베네수엘라 물가상승률은 약 700%에 달했습니다.

여기에 환율제도(공시환율·산업환율·무역환율에 암시장 환율도 존재)가 혼란에 빠지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습니다. 환율 제도가 여러 개이니 가격 기준이 확실하게 잡히기 어려웠고, 한 번 톱니바퀴가 어긋나자 나라 경제 전체가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었습니다. 지폐를 세어 계산하는 것이 무의미해질 정도로 화폐가치가 떨어지자 아예 저울에 지폐 묶음 무게를 달아 거래할 정도가 됐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지니 사회 질서도 붕괴됐습니다. 강도와 약탈이 횡행해 치안도 불안해졌습니다. 베네수엘라 보건관측소 연구원은 “예전에는 국민들 주식이 쌀, 빵, 파스타였지만 이제는 감자나 야채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현재 베네수엘라 국민 82%는 빈곤상태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가계수입으로는 식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대답한 이들은 93.3%에 달했습니다.

‌배급을 받아 겨우 입에 풀칠하는 대다수 국민들 사이에서는 "대통령 덕에 다이어트 한다"는 슬픈 농담마저 돌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가 다시 남미의 총아로 떠오르는 날이 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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