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 걸린 아이 사진 올려놓고 암 걸렸다며 ‘좋아요’ 구걸, 왜?

phoebe@donga.com2017-02-21 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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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퍼는 현재 수두가 다 나아 평범한 아이처럼 잘 놀고 잘 먹고 합니다. ⓒSarah Allen
좋아요와 팔로워 모은 후 마케팅 페이지로 팔아치울 가능성
페이스북 사기꾼들에게 분노하고 있는 한 영국 어머니가 있습니다. 사기꾼들이 수두에 걸린 아들 사진을 훔쳐다 자기 계정에 올려놓고 “암에 걸린 아이”라며 ‘좋아요’와 ‘공유’를 구걸하고 있기 때문이죠. 재스퍼 앨런(Jasper Allen·3) 군은 지난해 여름 심한 수두 증세로 병원에 닷새 입원해 여러 매체에 보도된 어린이입니다. 당시 영국 의사들도 이런 지독한 수두는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죠. 재스퍼의 어머니 사라(Sarah Allen·36)는 어린이집에서 일하던 사람이라 수두에 익숙했지만, 아들의 몸에 너무 빨리 수두가 번져나가자 놀라서 바로 1차 의료기관에 연락을 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진료를 거부당하는데요. “수두는 대개 가벼운 질병으로 대부분 스스로 낫는 병”이라는 이유에서였죠. 하지만 재스퍼의 수두는 너무 심했습니다. 결국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큰 병원으로 직행했고 모르핀과 항생제를 맞으며 5일을 지낸 결과 증세가 완화되어 퇴원했습니다. 수두는 급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미열로 시작되고 전신에 가렵고 빨간 발진성 수포가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한국에서는 모두 영유아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하고 있죠. 그러나 영국은 아니었습니다. 사라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가 지정 필수 예방접종 대상에 수두를 포함할 것을 주장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사라 앨런은 다른 이유로 언론에 나섰습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미러에 따르면, 최근 재스퍼가 암에 걸렸다며 수술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사라는 2월 초 이런 거짓 페이지를 처음 발견했고, 이후 30번이나 페이스 북에 신고했다고 합니다. 수두에 걸린 재스퍼 사진을 올려놓은 페이지 관리자는 ‘이 작은 아기는 암이 있고 수술하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페이스북은 좋아요=2달러, 댓글=4달러, 공유=8달러를 주기로 했습니다.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라고 거짓으로 적었습니다.   사라는 저작권 위반, 부적절한 콘텐츠로 신고했고 삭제되었다는 응답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가짜 게시물은 페이스북 여기저기에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사라는 사진이 120만 번 공유되고 23만9000번의 좋아요, 14만9000여 댓글이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사라는 “재스퍼의 사진은 구글에서 흔히 찾을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사진을 훔친 게 아니라 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암’은 농담할 사안은 아니죠”라고 황당해했습니다. 이런 사기꾼 때문에 친척과 지인들은 재스퍼가 진짜로 암에 걸린 줄 알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기부하겠다고 가족에게 연락을 해온 사람들도 있었다는데요. 사라는 “정말 역겹고 그들은 사기꾼”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정상적인 인간이 할 짓이 아니죠. 거짓말을 만들어 내고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엄마는 사기 페이지 게시물에 ‘이 나쁜 XX야, 우리 애는 암 안 걸렸어. 사진 내려’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고 합니다. “아들의 사진이 암에 걸린 아이로 포장돼 페이스북에 끊임없이 올라오는 걸 보는 건 힘들어요. 그것은 끔찍한 일이고, 재스퍼만의 일도 아니죠.” “분명히 가짜 페이지는 좋아요와 팔로워 수를 최대치로 끌어모은 다음 비즈니스를 원하는 사람에게 팔립니다. 심지어 이 가짜 게시물은 수두를 일상적인 예방접종에 포함하라는 청원운동 페이지보다 더 잘 나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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