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대리점, 지적장애인 부부 속여 1800만 원 ‘요금폭탄’

celsetta@donga.com2017-02-16 11: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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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GettyImagesBank
3년간 휴대전화 요금을 1800만원이나 내야 했던 지적 장애인 부부의 사연이 공개되며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부부는 전화요금을 마련하느라 가스요금과 수도요금, 생명보험료까지 내지 못할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었습니다.

부부 중 아내 쪽의 아버지인 A씨는 15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전화출연해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A씨는 “지난 10월 딸 핸드폰이 끊긴 걸 알고 통장을 확인했더니 딸네 부부 두 명이 휴대전화와 태블릿 PC를 무려 여덟 대나 갖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매달 거액의 요금이 청구되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딸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니 직원이 요금을 더 싸게 해 준다고 해서 새 약정에 가입했다고 한다. 딸은 지적장애 3급으로, 사회적 능력이 5~6세 유치원생 수준이다. 이런 딸애를 이용해 계속 전화를 개통하게 만든 것이다. 심지어 신상정보가 도용됐는지 신청하지도 않은 전화번호까지 멋대로 개통돼 딸 부부가 요금을 물고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A씨는 지적 장애인 부부 넉넉지 않은 살림에 매 달 40~70만원요금을 내느라 고통에 시달렸다고 호소했습니다. A씨는 “사위는 나날이 불어나는 전화요금을 충당하느라 주말에도 건설현장 노동을 하다가 근육이 파열됐다. 가스, 수도요금도 못 내고 살고 있었다. 대리점에 환불 요구를 했지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해당 대리점 측은 “5년 간 소액결제 등을 포함한 요금이 1800만 원이며 요금은 한 달에 10만 원을 넘지 않았다”며 A씨의 주장을 반박하고 “장애인등록코드가 입력 안 된 부분과 가족결합이 안 된 부분은 보상해 주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타까운 부부의 사연을 접한 시민들은 “그 돈을 받고 두 다리 뻗고 잠이 오더냐”, “인면수심이다”, “너무 화가 나서 말도 안 나온다”, “잘 알아보고 개통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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