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평범한 하위층 여자”…남친이 숨겨둔 배신의 편지

celsetta@donga.com2017-02-15 14: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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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천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페이스북 페이지
“넌 냉정하게 말하자면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하위층 여자야.”

여자친구에게 이런 말을 하는 남자친구, 용서할 수 있을까요. 지난 12일 국내 한 대학교 페이스북 커뮤니티에는 ‘전 남친에게 받았던 액자 선물에서 숨겨진 편지를 발견했다’며 사진을 첨부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헤어진 전 남자친구(이하 A씨)가 썼다는 편지에는 그가 여자친구(이하 B씨)를 얼마나 얕잡아 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안녕? 너가(네가) 이 편지를 발견했을 때가 언제일지 정말 궁금해. … 내가 입대를 한 지 이제 8달 정도 되어가는데 여기 있는 동안 우리의 미래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 … 언젠가 너가(네가) 이런 말을 했었지. 우리가 어려서 지금은 서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지만 나중에는 결국 급이 맞는 사람들 끼리끼리 만나 결혼하게 될거라고. 나는 시간이 갈수록 그게 점점 맞는 얘기라고 생각을 하게 됐어. 지금은 우리가 잘 사귀고 있지만 11월 수능 이후 나는 너가(네가) 어떠한 결과를 낼지 어느정도 알고 있어.”

여자친구가 수능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는 A씨는 “너는 연애하기는 더할 나위 없이 나에겐 정말 좋은 여자지만 5~6년 뒤 결혼 상대로 (너를 선택할 것이냐고) 누군가 물어보면 선뜻 좋다고 말 못할 것 같아”라며 진지한 관계가 될 생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진='가천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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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A씨는 B씨가 자기관리에 소홀하다며 “넌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흔히 볼 수 있는 하위층의 평범한 여자일 뿐” 이라고 폄하하기까지 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멋진 남자 이야기만 보고 눈이 높아진 여자는 대한민국 남자 누구라도 싫어하고, 자기는 싫어하는 걸 넘어 혐오한다는 것이었습니다.

A씨는 “난 그런 하위층의 여자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남자가 되고 싶어서 내 가치를 높이려 노력한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런 A씨가 자기관리를 위해 했다는 노력들은 무엇일까요. A씨가 적은 바에 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여자들이 좋아하는 몸 만들기
- 영어 회화 공부 열심히 하기
- 게임은 웬만하면 조금만 하려고 하기
- 시간 관리, 자기 계발 하려고 노력하기
- 나도 사람이라 운동하기 싫을 때 안하고 공부하기 싫을 때 안했지만 할 때는 제대로 했다

글쎄요. 하기 싫은 마음을 떨쳐내고 꾸준히 지속하는 게 진정한 노력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A씨는 가끔씩만 노력하면 ‘하위층 여자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남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편집 CHJ
그 와중에도 마지막 양심 비슷한 게 남아있던 걸까요. A씨는 “네가 이 편지를 수능 끝나고 12월쯤 보았으면 좋겠어. 넌 사랑을 조금이라도 남자에게 받아야 하는 것 같으니 공부하는 동안에는 내가 옆에 있는 게 너한테도 좋고 나한테도 좋겠지?” 라고 적었습니다.

이런 편지가 액자 안에 숨겨져 있는 줄 꿈에도 몰랐던 B씨는 2년 동안 A씨와 만남을 지속했습니다.

B씨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글을 올리며 “재수하며 군대도 기다렸는데 전남친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품고 제게는 어떤 한마디도 없었고, 이 편지를 쓴 뒤 2년이나 더 저와 사귀었던 게 어처구니 없어서 전남친이 재학중인 이 학교 페이스북 페이지에 제보하게 됐다”고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페이지 관리자가 “지나친 욕설 및 학교 비방을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네티즌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엔 충분치 않았습니다. 15일 현재 해당 글에는 댓글 6000여 개가 달려 있으며 “한심하다”, “여자친구가 그렇게 우스워 보이나”, “차라리 미리 헤어지지 군 복무 기다리게 해 놓고 예의없게 뭐 하는 짓이냐”라며 A씨를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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