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로증 타고난 22세 여성 “노안? 난 특별한 사람”

celsetta@donga.com2017-02-13 11: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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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sner
올해 스물 두 살이 된 카티야 네젠체바 씨는 친절하고 상냥한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여성입니다. 지금은 누구보다 밝고 긍정적이지만 어린 시절 그녀는 남들보다 몇 배는 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친구들과 많이 다른 얼굴 때문이었습니다.

선천적 조로증으로 태어난 카티야 씨는 갓난아기 때부터 노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의사들은 그녀가 채 일 년도 살지 못하고 숨을 거둘 거라고 예상했고, 딸의 상태를 보고 놀란 아버지는 무책임하게도 “난 이 아이를 못 키우겠다”며 아내와 자식을 두고 떠나 버렸습니다. 홀로 남은 어머니 이리나 씨는 ‘나라도 마음을 다잡고 아이를 키워야겠다’고 결심하고 하루하루가 딸과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정성을 다해 아기를 키웠습니다.


사진=News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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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도 못 살 거라 했던 아기는 무럭무럭 자라 초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어머니는 딸이 잘 자라 준 것만으로도 기특했지만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보며 마음아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넌 왜 할머니 얼굴이야?”, “왜 어린애인 척 하는 거야?”라며 조롱당하고 집에 와서 우는 아이를 보면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습니다.

카티야 씨는 점점 자라면서 “왜 내가 이런 몸으로 태어나서 수모를 겪어야 하나,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렇게 태어났나, 왜 나를 키워 주신 어머니께 슬픔을 안겨야 하나”라고 고민했습니다. 조로증을 갖고 태어난 건 그저 운이 없어서였을 뿐 아무리 생각해 봐도 카티야 씨의 잘못은 아니었습니다.

그 때부터 카티야 씨는 자신의 내면을 바꿔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외모로 호감을 줄 수 없다면 밝은 태도, 친절함, 재치, 유머, 명석함, 당당함 같이 멋진 성격으로 남들에게 다가가기로 마음먹은 것입니다.

“세상에 저 같은 사람은 스무 명 정도밖에 없대요. 전 정말 특별한 사람인 거죠!”


주름진 얼굴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웃으며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자 카티야 씨의 인기는 순식간에 치솟았습니다. 처음에는 수군대던 친구들도 한 번 말을 나눠보면 누구나 그녀의 포로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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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성격 덕분에 사랑도 찾아왔습니다. 어느 날 잘못 걸려온 전화 한 통을 재치 있게 받았더니, 전화를 건 남자가 “말씀하시는 게 정말 매력있으시네요, 좀 더 얘기 나눌 수 있을까요?”라며 호감을 보인 것입니다. 한참을 통화하다 데이트 약속을 잡게 됐고 약속 장소에서 만난 두 남녀는 결국 사랑에 빠졌습니다. 20대 초반 또래 여성들과는 많이 다른 외모였지만 카티야 씨의 남자친구는 그녀의 외모 뒤에 숨겨진 고귀한 내면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남자친구는 곧 남편이 됐고, 건강한 아들도 태어났습니다. 카티야 씨의 결정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부부는 오로지 행복한 가정만을 생각하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나를 믿는 마음 하나만으로 타고난 고난을 이겨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남편과 아이는 제게 선물과도 같아요.”

가혹한 운명을 갖고 태어났지만 어머니의 사랑 덕분에 멋진 어른으로 자란 카티야 씨. 적극적으로 행복을 쟁취하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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