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간 기증한 고3 효녀 “자식 된 도리를 했을 뿐”

celsetta@donga.com2017-02-10 11: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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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북일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집안에 고3이 있으면 발뒤꿈치 들고 걸어 다녀야 한다”고들 하죠.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신경이 예민해진 학생들을 가족들이 배려해 준다는 이야기인데요. 극진한 대접을 받기는커녕 아픈 아버지를 위해 간을 기증한 고3 효녀가 화제입니다.

대구 정화여고 3학년인 장은소 양은 간 경화증에 시달리는 아버지께 자신의 간을 나눠드리기 위해 지난 해 12월 2일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수능을 마친 다른 친구들은 한참 해방감을 만끽하며 신나게 놀 시기이지만, 은소 양은 오로지 아버지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가족에게 장기를 기증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을뿐더러 수능을 앞둔 고3 학생에게는 더욱 더 큰 결심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제가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 의사들이 ‘기형아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해요. 하지만 부모님은 그래도 키우겠다며 포기하지 않고 절 낳아주셨습니다. 1.8kg 미숙아로 태어난 저를 이렇게 건강하게 키워주신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시험 전부터 기증을 준비하느라 적합성 확인검사를 두 번이나 받은 은소 양은 기증 준비 때문에 수시모집 포기해야 했지만, 다행히 정시에서 모 대학 항공서비스학과에 합격했습니다.

은소 양은 지난 9일 대구시교육청 교육감 표창장을 받았고, 모교 정화여고로부터 장학금도 받았습니다. “나를 포기하지 않고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준 부모님께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하는 게 당연하다”고 겸손하게 말하는 은소 양. 아름다운 효심에 절로 머리가 숙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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