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최순실 연설문 고치는 것 내 눈으로 봤다”

cja0917@donga.com2017-02-06 18: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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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씨의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는 6일 ‘비선실세’ 최순실 씨(61·구속기소)가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는 모습을 직접 봤다고 진술했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안종범 전 경제수석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고 씨는 ‘연설문 고치는 것을 목격한 게 사실이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더블루K에 최 씨의 방이 별도로 있었다”며 “그 방안에 (최 씨의)개인 노트북이 있고 개인 프린터가 있는데 ‘프린터가 안 된다’고 해서 최 씨의 방에 들어갔더니 노트북 화면에 그런 문구, 그런 연설문 같은 게 쓰여 있었다”고 말했다.

최 씨와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선 “류상영(전 더블루K 부장)이 얘기했던 것도 있고, 제가 직접 지켜본 것도 있다”며 “(최 씨가) 청와대에도 자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았고 청와대 비서들을 개인비서마냥 대했다”고 주장했다.

고 씨는 “(최 씨가) 무슨 일을 해도 ‘대통령을 위해서 일한다, 대통령 때문에 일한다, 대통령의 신의를 지키면서 일한다’는 말을 많이 해서 둘의 관계가 굉장히 가까운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말 최 씨가 운영하는 의상실을 그만둔 경위에 대해 “제가 모르는 부분에서 부적절한 일이 진행된다고 생각했고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어 그만둔다고 했다”고 답했다.

고 씨는 ‘위험하다는 느낌’이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질문에 “최순실이 차은택에게 장관이나 콘텐츠진흥원장 자리가 비었으니 추천해달라고 해서 그게 이뤄지는 것을 봤다. 또 (최 씨가)예산같은 걸 짜기 시작했는데 그 예산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을 봤을 때 겁이 났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의상실을 그만둔 또 다른 이유에 대해 “차은택과 최순실이 문화융성이라는 프로젝트를 하는데 제가 문화융성이라던지 이런 것을 전혀 알지 못하기에 일을 못한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며 “제가 못하는 것을 하면서 욕먹을 필요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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