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아이 사진 도용해 모금 벌인 여자, 친부모에게 딱 걸려

celsetta@donga.com2017-02-06 14: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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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9월 일곱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브레이든. 사진=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영국 맨체스터 지방 위건 시에 사는 프리스콧 씨 부부는 2016년 9월 막내아들 브레이든을 잃었습니다. 신경아세포종이라는 소아 암 질환으로 투병하던 브레이든은 두 번이나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암은 쉽사리 아이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로 암이 재발했고 브레이든의 몸은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져 있었습니다. 엄마 스테파니 씨는 아들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온라인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SNS계정도 만들어 아이에게 ‘넌 혼자가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엄마 스테파니 씨와 브레이든. 사진=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하지만 지난 해 9 월, 브레이든은 결국 하늘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부모님은 물론 일면식도 없는 수많은 사람들마저 아이가 완쾌하기를 기원했지만 안타깝게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빠 웨인 씨와 엄마 스테파니 씨는 “두 살에 발병해서 5년 동안이나 힘든 싸움을 이어간 브레이든이 자랑스럽습니다. 종양 때문에 다리를 절단해야 했을 때도 아이는 우리에게 웃음을 보여주려 노력했죠”라며 막내를 그리워했습니다.

불행은 혼자 오지 않는다고 했던가요. 사랑스러운 막내를 잃은 슬픔에 잠겨 있던 프리스콧 집안 사람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메간 스테판’이라는 여성이 브레이든의 투병 사진을 마음대로 퍼 가서 마치 자기 아이인 것처럼 모금활동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아이가 투병하는 걸 보는 엄마의 마음처럼 고통스러운 건 없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가며 사람들에게 돈과 선물을 요구했습니다.

세상을 떠난 막내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된 프리스콧 부부는 분노했습니다. 부부는 바로 메간에게 연락해 “지금 뭐 하는 짓이냐”고 캐물었고, 메간 씨는 결국 자신이 사기꾼이라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이 뻔뻔한 사기행각은 맨체스터 지역 언론에 보도되며 세간에 알려졌습니다.



메건 씨가 '기부'를 요구하며 온라인에서 사람들과 주고받은 메시지. 사진=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메간 씨는 “아이가 죽었다는 걸 몰랐어요. 알았다면 이런 일을 하지 않았을 거예요. 살기가 힘들어서 저지른 일입니다. 사람들에게 동정 받고 싶었어요. 남편은 직장을 잃었고, 집세나 전기요금 낼 돈조차 없었어요”라며 변명했습니다. 심지어 메신저 계정을 해킹당했다고까지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부부는 단호했습니다. 스테파니 씨는메간은 악질 사기꾼입니다. 이용할 게 따로 있지, 천국으로 간 아이를 이용하다니요. 우리는 그녀를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프리스콧 부부는 현재 고소를 준비 중입니다.

남의 불행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 했던 메건 씨. 설령 진짜 생활고를 겪고 있다 할지라도 이미 세상을 떠난 아이 사진을 도용해 가짜 모금을 벌인 건 매우 큰 잘못임이 분명합니다. 프리스콧 가족이 어서 마음을 추스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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