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매 홈스쿨링 엄마 “공부 대신 하루 7시간씩 게임시켜”

celsetta@donga.com2017-02-03 18:47:32
공유하기 닫기
사진=Mirror
영국 웨스트석세스 주 풀보로에 거주하는 케이티 피부스(44)씨는 세 아이를 일반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가르칩니다. 홈스쿨링 자체는 그렇게 별난 일이 아니지만 케이티 씨의 교육법은 확실히 독특합니다. 홈스쿨링을 실천중인 다른 부모들처럼 아이들에게 국어, 수학 등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하루 일곱 시간씩 게임을 시키는 것입니다.

케이티 씨는 “아이들은 게임을 통해서 아주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시험 보기 위한 공부를 배우지만 전 아이들이 놀면서 배웠으면 좋겠어요”라고 소신을 밝혔습니다.



사진=Mirror
사파이어(12/여)와 에티엔(10/남), 오린(7/남) 삼남매는 엄마의 방침 아래 매일 아침 게임방으로 들어가 ‘공부’를 시작합니다. 에티엔은 오전 5시, 오린은 8시, 사파이어는 10시부터 하루를 시작합니다.

케이티 씨는 아이들의 학습을 돕기 위해 플레이스테이션 4 두 대, 컴퓨터 네 대, 태블릿PC 다섯 대, Wii게임기 한 대를 장만했습니다. 아이들은 마인크래프트, 클래시 오브 클랜, 심즈, 포켓몬 고 등의 게임을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부’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둘째 에티엔은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면 게임을 더 많이 할 수 있어요. 12시간 할 수 있죠”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엄마 케이티 씨는 “밥 먹는 시간, 쉬는 시간 포함하면 열두 시간은 절대 아닙니다. 일곱 시간 정도죠”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진=Mirror
막내 오린은 “매일 다른 게임을 해요. 재미있어요”라고 해맑게 말했지만 큰딸 사파이어는 조금 걱정하는 듯 했습니다. 사파이어는 “전 비디오게임을 통해서 많은 걸 배웠어요”라고 말하면서도 정규 수업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열두 살인 사파이어는 다른 홈스쿨링 아동들과 함께 매주 영어와 수학 강좌를 듣겠다고 스스로 결정했습니다. 두 남동생은 자진해서 수업을 들을 생각이 전혀 없다네요.

아이들은 즐겁게 지내고 있지만, 아동교육 전문가 타니스 캐리 씨는 케이티 씨의 교육방식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건 좋지 않은 방식으로 보입니다. 번쩍이는 영상매체를 오래 보는 건 아이들에게 좋지 않습니다. 제 말이 좀 근본주의적이고 구식인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은 성인보다 훨씬 더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기 쉽습니다.”



사진=Mirror
하지만 케이티 씨는 “우리 아이들은 즐겁고 자유로운 유년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크면 참 즐거운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할 겁니다”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전 아이들에게 정식으로 국어(영어)와 수학을 가르친 적 없지만 아이들은 게임하면서 철자법이나 계산법을 많이 익혔습니다.”

케이티 씨의 남편 로저(44)씨도 아내의 방침에 적극 찬성합니다. 엔지니어로 일하는 로저 씨는 아이들의 ‘교육장비’를 업그레이드 시켜 주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부부는 에티엔과 오린이 12살이 될 때까지 집에서 가르칠 계획입니다.‌‌영국 네티즌들은 "이건 미친 짓이다", "자극적인 화면을 어릴 때부터 보여주는 건 좋지 않다", "홈스쿨링에도 엄연히 커리큘럼이 있고 교재가 있는데 이런 식으로 아이들을 방치하는 건 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라며 반감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게임하면서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건 사실이다", "게임을 교육에 쓸 수 없다는 건 편견"이라며 케이티 씨의 방침에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