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고려장? 늙은 부모 버리는 일본 자녀들

celsetta@donga.com2017-02-0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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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Nextshark
부모와 자식의 인연은 하늘이 준 것이기에 마땅히 도리를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천륜(天倫)’이라는 말이 있죠. 하지만 가난에 지친 일본 빈곤가정들이 노쇠한 부모를 버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난 1월 31일 넥스트샤크가 전했습니다.

부모를 버리는 일은 일본어로 ‘오바스테’라고 합니다. 나가노 지역에는 ‘오바스테’라는 산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에 고려장 설화가 있듯 일본에도 오바스테 설화가 있습니다. 젊은 자녀들이 가난을 견디다 못해 입을 하나라도 덜고자 늙은 부모를 산에 버렸다가 크게 후회하고 다음날 다시 부모님을 모시러 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살자들이 많기로 유명한 아오키가하라 숲에서도 ‘오바스테’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고려장과 마찬가지로 옛날 이야기에 불과했던 오바스테가 현대에 되살아난 것은 경제위기와 인구절벽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숲 대신 도심에 있는 자선단체나 병원 앞에 부모를 내려두고 자취를 감추거나, ‘부모 입양보내기’를 택하는 자녀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사이타마 현에서만 한 해에 열 명의 노인이 유기된다고 합니다.

일본 정부는 “저출생 경향이 장기화되면서 인구가 줄고, 노인을 부양할 젊은 세대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대로라면 서기 3766년 8월 16일 지구상에는 단 한 명의 일본인만이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회운동가 카타노리 후지타 씨는 지난 1월 30일 영국 런던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노인들은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수치스러워한다. 신생아 박스의 노인 버전인 ‘시니어 박스’마저 등장했는데, 이런 시설에 버려진 노인들은 대부분 차림새가 말끔하다. 노쇠한 부모를 모시다가 경제적·정신적 한계에 다다른 자녀들이 자기 손으로 부모를 버리는 비극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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