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몬’ 명절공격 온몸으로 막아낸 25세 삼촌 “내꼬야!”

celsetta@donga.com2017-02-02 18: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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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애가 갖고 싶다는데 좀 줘라!
명절에 놀러온 조카에게 애지중지하던 게임기를 뺏긴 25세 삼촌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통쾌하게 복수한 사연이 화제입니다.

SNS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25세 남성 유정호 씨는 지난 1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촌동생(조카)이 게임기 허락없이 가져갔다”며 복수의 서막을 알렸습니다. 그는 실시간으로 복수 현황(?)을 중계하며 명절 스트레스에 지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었습니다.

조카가 집에 다녀간 뒤 아끼던 휴대용 게임기가 사라지자 정호 씨는 사촌누나에게 메시지를 보내 “누나야, ㅇㅇ이(조카)가 내 게임기 가져갔나”라고 물었습니다. 사촌누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너도 이제 다 컸고 ㅇㅇ이가 하도 울길래 너한테 허락받고 가져오라고 했는데 애가 그냥 가져왔나보다. 미안하고 다음 명절 때 더 좋은 거 사서 갈게”라고 대답했습니다.



사진=유정호 씨 페이스북
허락없이 물건을 가져간 것을 이해할 수 없었던 정호 씨는 게임기를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누나는 “너도 이제 어른이고 게임 줄여야지. 예쁜 동생한테 선물했다고 생각해. 누나도 어릴 때 그렇게 늘 뺏기고 그랬어”라며 거절했습니다.

정호 씨는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어차피 줄 생각이었는데 말도 안하고 가지고 간 거라 화난다”며 분노한 표정으로 셀카를 찍어 올렸습니다.



사진=유정호 씨 페이스북
“누나야. 어른이면 양보하는 게 맞는 거지? ㅇㅇ이 가지라고 해. 내가 하던 게임팩도 더 줄게”라며 누나의 경계심을 푼 정호 씨는 본격적인 복수를 시작했습니다.

“난 아직 애라서 사촌누나가 할부로 산 노트북이 가지고 싶은걸~?^^”

정호 씨는 게임팩을 마저 준다는 핑계로 사촌누나 집으로 향했고, 잠깐 앉아서 노는 척 하다가 누나의 노트북을 들고 잽싸게 도망나왔습니다.

집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왜 말도 없이 가져가냐”는 누나의 연락이 왔고 정호 씨는 “가지고 싶어서 그냥 가져왔다”고 태연하게 답장을 보냈습니다. 한 술 더 떠 “시져시져 정호꼬야!”라며 바닥에 드러누워 몸부림치는 사진을 찍어 전송하기까지 했습니다.



사진=유정호 씨 페이스북
“아이가 이미 게임기에 낙서도 했는데 그래도 받고 싶냐”는 말에 정호 씨는 “나도 했는데~”라며 누나의 노트북에 온통 ‘정호꺼’라고 낙서한 사진을 보냈습니다. “내일 오전까지 ㅇㅇ이 시켜서 게임기 가져오라고 안 하면 노트북 중고로 팔 거야!” 라며 엄포를 놓자 누나도 결국 백기를 들었습니다.

모든 체면을 내려놓고 조카에게 참된 교훈(?)을 준 정호 씨. 네티즌들은 “사이다네”, “갖고 싶다고 부탁해도 줄까 말까 한데 말도 안하고 가져가면 예의가 아니다”, “어른이 게임하고 피규어 모으면 어때서?”라며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쉽지 않은 길을 간 청년… 대단하다 그리고 숙연해진다”,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전쟁에서는 패배했다”, “뼈도 주고 살도 준 전략”, “괴물을 잡기 위해 기꺼이 괴물이 된 남자”라며 정호 씨의 행동 앞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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